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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투자' 삼성 vs '주가방어' 애플


최대 실적 삼성전자, 배당 묶고 사상 최대 투자 감행

애플과 달리 배당 묶고 시설투자 24조로 1조 늘려

[박영례기자] 삼성전자가 배당을 늘려 투자자를 달래기보다 지속 성장이 우선이라고 보고 사상 최대 시설 투자를 단행키로 결정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성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실적과 투자를 선순환시키는 '정통 경영'을 택한 셈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전자업체이기도 한 삼성전자의 이같은 선택은 성장에 대한 자신감의 방증이기도 해 주목된다. 특히 과거 성장성 논란이 불거지자 막대한 배당에 나섰던 애플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최근 포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분기 중 단기 주가 방어를 위해 160억달러(17조8천억원)를 들여 자사주 3천250만주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플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인수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금액 156억달러를 넘는 돈이다.

삼성전자는 26일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7조4천600억원, 영업이익 9조5천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0.7%, 영업익은 47.5% 늘었고, 전분기 보다도 매출은 8.7%, 영업익은 8.6% 늘었다. 모두 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매출 110조3천300억원, 영업익은 18조3천100억원을 기록하며 역시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51% 각각 증가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는 못미쳤지만 계절적 비수기에 유럽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등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정보모바일(IM)이 2분기에도 6조원 이상의 이익을 올리며 실적을 견인했고, 업황 개선 등으로 '부활歌'를 부르고 나선 반도체 등 부품(DS)부문의 견조한 실적도 힘을 보탰다.

◆IM 영업익 '주춤'-되살아난 반도체

이번 2분기 실적의 핵심은 부품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 전분기 대비 매출, 이익 모두 성장했다. 반도체의 경우 2분기 영업익 1조7천6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및 전분기 1조원 수준에서 70% 가까이 늘어났다.

D램,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는 수급상황 개선과 모바일향 제품의 판매 증대로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개선됐다. 다만 시스템LSI는 모바일 AP 판매 감소로 기대보다 실적이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패널 역시 2분기 영업이익 1조1천200억원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재돌파하며 역시 7천억원 수준이던 전년동기 및 전분기보다 46% 가량 늘었다. 하이엔드 스마트폰향 판매증대로 OLED 패널이 성장세를 이어갔고, 대형 LCD도 프리미엄 TV 제품과 태블릿 패널 판매 확대가 이어진 결과다.

이에 따라 DS부문 영업이익은 2조9천200억원으로 전체의 30% 수준까지 비중을 늘리며 그간의 세트부문에 쏠렸던 사업비중 논란 등을 십분 해소시켰다.

또 IM부문은 2분기에도 6조2천800억원의 영업익을 거두며 이번에도 사상 최대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갤럭시 S4의 견조한 판매 추이에 힘입어 물량과 매출이 전분기 대비 성장하면서 분기 영업익 6조원대를 이어간 것. 특히, 북미, 중남미, 중국 등에서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비수기였던 1분기 기록했던 영업익 6조5천억원에 비해 다소 줄면서 일각에서 불거진 수익성 둔화논란 등에서는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신제품 출시와 연구개발(R&D), 유통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 PC와 네트워크 사업 실적 감소로 이익 성장세를 이어가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TV 및 가전 등 소비자가전(CE)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4천300억원을 거둬 지난 1분기보다는 83% 늘었지만 전년동기 7천300억원에는 크게 못미쳤다. 수요 부진, 유럽 경기둔화 여파로 실적 개선세가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장성 둔화? 사상 최대 투자로 '정면돌파'

삼성전자는 상반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갔지만 2분기 주요 사업인 IM부문 영업이익이 다소 둔화되는 등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며 성장을 견인했던 IM부문 비중은 2분기 65% 수준으로 다소 떨어졌다.

최근 불거진 배당 전략 변화 논란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아이폰 판매량 하락 등으로 같은 논란에 휩싸인 애플이 지난해 첫 배당에 나선 것과 같이 삼성전자 역시 배당 확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던 것.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예년 수준의 주당 500원(보통주 기준)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대신 올해 시설 투자 규모를 사상 최대 수준인 24조원으로 늘리며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 규모가 22조8천5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기침체 및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속에서도 1조원 이상 투자규모를 늘리는 셈이다.

이는 '어려울 수록 투자를 늘려라'는 이건희 회장의 평소 의지와도 무관치 않고, 최근 반도체 등 업황이 개선되면서 향후 실적 및 성장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에 13조원, 디스플레이 패널에 6조5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이중 상반기에 투자규모는 9조원대로 다소 주춤했지만 하반기에는 15조원까지 공격적으로 늘리고 나선 것.

스마트 기기 확대 등에 따른 모바일D램은 물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OLED 등에 집중 투자,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 공사를 중단했던 화성 시스템반도체 17라인(S3라인) 공사를 재개한 상태. 투자금액만 2조3천억원에 달하는 화성 17라인은 20나노와 14나노 공정을 적용, 이르면 올 연말부터 AP를 생산하게 된다. 애플 물량 축소 등 시스템LSI부문 실적 하락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투자를 재개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실적 및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의 6세대 OLED 투자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A3 신공장 6세대(1500x1800mm) OLED 신규 라인(LTPS, RGB) 구축이 본격화, 이르면 내년 상반기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A2 공장(5.5세대)의 OLED 패널 생산라인이 풀가동, 올 하반기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스마트폰 판매 확대는 물론 이에 따른 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 확대는 이에 대응하고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삼성은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하반기 상황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TV 등 IT 제품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품 사업은 고부가·차별화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사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 중심의 수요 뿐만 아니라 SSD 등 제품의 시장 수요가 늘고 있고, 업계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수급 안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유럽 경기회복 지연과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경영상의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주력제품인 스마트폰의 경우도 3분기 시장의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3분기에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를 상회하는 판매량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투자 확대를 통해 시장 수요 등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사업부문간 균형잡힌 수익구조를 점차적으로 갖추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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