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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PC 업계, '배수의 진' 쳤다


상장폐지 인원감축 등 사업구조 개편 나서

[민혜정기자] 위기에 빠진 PC 업체들이 '배수의 진'을 쳤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공세로 벼랑끝에 몰린 이들은 PC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8일 국내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성장 정체에 빠진 PC 제조사들이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델은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고 HP는 대규모 인원감축을 시도했다. PC시장은 날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각사의 2분기 성적표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분기 PC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2분기 출하량은 7천500만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 출하량 8천500만대에 비해 11.4% 가량 감소했다.

업체별 집계에선 레노버가 1위를 차지했다. 레노버의 2분기 PC 출하량은 1천260만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 1천280만대에 비해 1.8% 가량 감소했다. HP는 7.7%가 감소해 1천314만대를, 델은 4.2%가 감소한 963만대를 기록했다. 레노버와 같이 현상유지만 해도 선전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대로 고사할지 성장 돌파구를 찾아 부활할지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PC업계, 구조조정 회오리

델은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델은 18일(현지시간) 주주총회를 열고 지분 인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계획이다. 창업주이기도 한 마이클 델 회장은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와 총 244억달러(한화 27조3천억원)에 델 지분 전액을 인수하기로 주주들에게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일부 주주들이 델 회장의 제안가가 낮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델 이사회 내 특별위원회가 주총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최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주총을 통해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마이클 델 회장은 주주들의 간섭에서 벗어나 델을 PC중심에서 엔터프라이즈 기업으로 변신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업 네트워크 구축, 데이터 저장과 분석, 업무용 스마트폰 보안 강화 솔루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HP는 인재영입으로 분위기 쇄신에도 나섰다. 빌 게이츠의 지지를 받았던 레이 오지 전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 부문 수장이 HP에 합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HP는 15일(현지 시간) 레이 오지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HP는 레이 오지 외에도 맥도널드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월그린 회장인 짐 스키너와 리버티 미디어 전 CEO인 로버트 베넷도 함께 영입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9명이었던 HP 이사는 1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특히 맥 휘트먼 HP CEO는 레이 오지 등을 영입하면서 소프트웨어와 마케팅 쪽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PC사업이 속해있던 IT솔루션 사업부를 폐지했다. PC사업은 무선사업부로 통합됐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눈돌려

PC업체들은 공통적으로 태블릿PC와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태블릿PC와 노트북 기능이 합쳐진 컨버터블PC로 활로를 모색하기도 한다.

2분기에 1위를 차지한 레노버도 스마트폰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IDC에 따르면 레노버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17%)에 이어 2위(11%)를 기록했다. 레노버는 스마트폰 사업을 미국, 유럽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양 위안칭 레노버 회장은 "PC시장 1위가 된 것은 태블릿, 스마트폰, 스마트 TV와 같은 스마트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포함하는 PC+ 시장에서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한 기나긴 여정의 첫 번째 이정표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PC업계 관계자는 "PC업체들이 성장한계에 봉착해 모바일 쪽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이 있고, 스마트폰 수요도 곧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PC업체들이)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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