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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 기업 24% "부당 납품 단가 인하 경험"


산업부 조사…통신, 정보, 전기·전자, 기계 順

[정기수기자] # 중소기업 A사는 최근 대기업 B사에 납품을 하기 위해 최저가 경쟁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았다. 하지만 B사 구매부서에서 낙찰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 대금을 요구했다. A사 관계자는 "경쟁입찰시 고의적으로 유찰을 감행하거나 최저가를 제시한 경쟁사 가격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저가 낙찰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 중소기업 C사는 지난해 대기업 D사에 차년도 단가인하 계획을 협의형태로 결정하는데 인건비, 환율변동 등 인상안을 제시해도 일률적으로 단가인하를 경험했다.

국내 대기업 및 공기업의 협력사 총 5천167개사의 6.9%(359개사)가 부당 납품단가 인하경험이 있고, 적정단가 만족도는 78.3점으로 조사됐다.

특히, 현장조사에서는 총 902개사 중 23.9%(216개사)가 부당 납품단가 인하경험이 있다고 밝혀 실제 불공정거래 관행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초부터 중소기업청, 동반성장위원회, 대한상공회의의, 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부당 납품단가 인하행위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동반성장평가 대기업 74개와 공기업 21개의 협력사 총 6천430개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심층조사와 서면조사를 통해 부당 납품단가 인하행위, 경영 애로사항 부문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총 6천430개 기업 중 5천167개에 대한 조사가 완료됐고 현장조사는 총 1천개 기업 중 902개가, 서면조사는 총 5천430개 기업 중 4천265개가 조사에 응했다. 1천263개 기업은 조사거절 등의 사유로 응하지 않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하유형으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일률적 비율로 납품단가 인하(56.8%), 경쟁입찰시 낙찰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감액(28.4%) 순으로 나타났다.

인하횟수는 부당 납품단가 인하경험이 있는 총 359개사 중 최근 1년간 단가인하를 1회 경험한 경우가 71.3%로 가장 많았고 이어 2회(15.6%), 3회(6.4%), 4회(6.7%) 순이었다. 인하율은 5% 이하가 74.9%로 가장 많고, 10% 이하도 25.1% 수준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통신(12.0%)이 가장 많았고 이어 정보(10.2%), 전기·전자(9.8%), 기계(8.8%), 건설(8.5%), 조선(8.0%), 유통(7.6%), 자동차(7.0%), 화학·금속·비금속(6.3%), 공공기관(2.4%) 등의 순이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업종간 불공정거래 경험에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도 "SW업종의 경우 공공부문 대기업 입찰참여제한에 따라 중견기업이 물량을 대부분 가져가는데, 중견기업의 단가인하 요구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 업종은 설계변경과 공사기간 연장시 추가 비용에 대해 대부분 중소기업이 부담해 대기업에서 적정한 대가지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통 업종은 대형마트 판매수수료가 35~40% 수준으로 높아 영업 애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에서 중소기업인들은 부당 납품단가 인하행위 개선을 위해 현장조사 필요성 등 다양한 애로와 건의사항을 피력했다.

관계부처의 비슷한 설문조사가 많아 형식적으로 답변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만큼, 현실감 있는 실태파악을 위해서는 조사방식을 현장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대기업과의 거래단절 등 우려로 조사자료에 대한 철저한 보안을 요청했으며, 대기업의 동반성장 문화가 확산되고는 있으나 구매․사업부서 등 기업 전반으로의 파급은 아직 미흡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중소기업은 경기불황시 고통 분담을 수용해 왔으나, 경기안정시에도 적정 단가를 반영해주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며 "특히 현 시점에서 일부 대기업의 경영정상화가 적정 납품단가반영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중소기업도 있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경영진이 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인지함으로써 대기업 스스로 불공정 행위를 자제토록 촉구하는 한편 기업의 행태 변화여부도 지속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대기업, 공기업 협력업체 대상으로 주기적인 인터뷰 등을 통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추진한다. 모니터링과 불시 조사 결과 부당행위 적발 시 그 결과를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반영하고 중기청의 불공정 하도급행위 고발요청권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동반위 내에 불공정거래 신고센터를 운영해 부당 행위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수 있도록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다. 제보 시에는 대기업의 보복행위가 두려워 신고를 꺼리는 사례 방지를 위해 무기명으로 신고토록 개편한다.

특히 불공정사례 및 적정 납품단가 모범사례는 대․중소기업 구매담당 임직원과 관련 조합·협회 등에 전파해 중소기업이 불공정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대기업 전반으로의 동반성장 문화 확산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밖에 기업별 조사결과는 해당 기업에 통보하고 내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도 반영한다. 불공정거래 행위가 중대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은 공정위, 중기청 등에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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