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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합병과 분할' 대전환…"이제는 글로벌!"


합병 13년만에 '네이버'와 '한게임' 분리…새로운 도약 꿈꾼다

[정은미기자] NHN이 포털 네이버와 한게임으로 13년 만에 분리된다.

NHN은 28일 분당 정자동 사옥인 그린팩토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한게임 분사안을 원안대로 확정했다.

이로써 포털과 게임이라는 두 분야의 사상 유례 없었던 합병이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됐다.

◆벤처 신화의 시작, 네이버-한게임 합병

지난 2000년 4월27일 당시 네이버컴의 이해진 대표(현 NHN 의장)와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의 김범수 대표(현 카카오 의장)는 두 회사의 합병을 발표했다.

당시 네이버는 검색 기술을 인정받아 한국기술투자(KTIC)로부터 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기대만큼 트래픽이 늘어나지 않아 야후, 다음, 라이코스 등 기존 업체들과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게임은 오픈 3개월 만인 지난 2000년 2월, 회원이 100만 명을 돌파하고 동시접속자도 1만 명을 넘는 등 트래픽이 상승하고 있었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해 이런 규모를 뒷받침할 수 있는 투자를 고민하던 시기였다.

네이버-한게임의 합병은 이런 두 기업의 상황에서 시너지를 발휘했다.

한게임은 네이버의 빌링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난 2001년 3월 세계 최초로 게임 부분 유료화 모델인 '한게임 프리미엄 서비스'를 오픈한다. 이 서비스는 일주일 만에 매출 3억원을 돌파하는 등 한게임은 비즈니스 면에서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

또 온라인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축이 된 퍼블리싱도 지난 2001년 10월 한게임에 의해 최초로 탄생했다. 2002년 4월에는 국내 최초의 채널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도 경쟁사가 보험이나 여행 등 오프라인 사업에 눈을 돌리던 지난 2001년 국내 최초로 검색광고를 도입해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다.

지난 2000년 세계 최초로 통합검색을 출시하고 지식iN, 블로그와 카페 등 서비스를 성공시키며 성장 속도를 높여 합병 3년만인 2003년 4월 처음으로 야후코리아를 제치고 검색 서비스 방문자 수 부문에서 1위에 올라섰다. 2005년에는 포털 부문에서도 코리안클릭, 매트릭스, 랭키닷컴에서 발표한 주간/월간 UV 1위를 달성한다.

네이버와 한게임은 합병 당시 자본금 22억 원, 직원 수 96명에 불과한 '벤처기업'이었지만 13년 만에 시가 총액이 약 12조 원이나 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NHN은 시가 총액 상위 30위 기업 중에 재벌그룹이나 국영기업이 아닌 유일한 벤처기업으로,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벤처 신화의 상징이 됐다.

◆분할 통해 전문성 강화 기반을 다지다

NHN은 합병 뿐만 아니라 분할을 통해 전문성을 키우며 성장하기도 했다.

NHN은 지난 2001년 상반기 우리나라 최초로 검색광고 모델을 선보인 이후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지난 2009년 5년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및 인프라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NHN비즈니스플랫폼(이하 NBP)을 설립했다.

NHN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핵심인 광고 사업을 분할해 전문화함으로써 독자적인 광고 플랫폼을 구축했고, 지난 2011년부터는 외국 기업의 플랫폼 대신 자체 플랫폼을 적용하는 발빠른 대응으로 사업적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NHN은 지난 2011년 2조1천47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인프라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강화했다. 네이버와 한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방대한 서버를 운영하던 NHN에 인프라 기술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었다.

NBP 분할 이후 인프라 분야의 전문성과 운영 효율성을 갖게 된 NHN은 탄탄한 인프라 기술력을 바탕으로 N드라이브처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자체 기술력으로 데이터센터를 오픈했다.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미국 친환경건물인증(LEED)의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네이버-한게임 분할 이후 목표는 '글로벌'

네이버-한게임 합병과 NBP 분할을 통해 성장해온 NHN이 모바일 시대를 맞아 다시 분할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분할 이후의 목표는 '글로벌'이다.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에는 '라인'이 앞장서고 있다. 라인은 230여개 국가에서 1억8천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글로벌 메신저로 성장하고 있다.

라인의 글로벌 진출로 우리나라의 콘텐츠 창작자들과 게임들도 글로벌시장으로 나아가는 선을 확보하게 됐다. 실제로 '스마일 브러시'의 와루 작가와 '버라이어티 숨'의 박수미 작가 등은 캐릭터를 활용한 라인 스티커를 판매하면서 대만과 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캠프모바일 성장세도 무섭다. 캠프모바일의 폐쇄형 SNS 밴드는 지난 5월6일 1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는데, 사용자 중 약 20%가 일본, 대만, 태국, 북미 등 해외 사용자일 정도다.

또 스마트폰 런처 앱인 도돌런처는 페이스북의 런처인 '페이스북 홈'과 카카오의 런처인 '카카오 홈'보다 빨리 출시되는 등 모바일 환경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김상헌 NHN 대표는 "이번 분할을 통해 포털과 게임이 각각 더욱 전문성을 확보해 글로벌 시대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며 "각 사업부문에서 보다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하며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기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도 사내 강연에서 "글로벌 진출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이라고 해도 도전하겠다. 우리가 실패하면 우리를 밟고 후배들이 또 도전하고 도전할 거다. 언젠가는 계란이 바위를 깨지 않겠느냐"며 글로벌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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