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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TV, 한풀 꺾여…'UHD TV' 때문?


3D에서 UHD로 관심 이동…북미-국내서 3D 방송 사라져

[박웅서기자] 3D TV에 대한 관심이 한풀 꺾인 것일까? 1년 전만 해도 TV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3D TV가 곳곳에서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 케이블 ESPN은 3D 채널 사업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월트디즈니 계열사인 ESPN은 3D 전용 채널 외에 ESPN 본 채널과 ESPN2 채널, 라틴아메리카 채널에서 3D 방송을 송출해왔다. ESPN은 그러나 낮은 시청률로 더 이상 채널 유지의 의미가 없어졌다며 연말 미국 내 3D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에서의 저조한 3D TV 성장률은 실제 자료를 통해 극명히 드러난다. 디스플레이서치의 TV 출하량 데이터에 따르면 3D TV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성장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북미 지역을 제외한 다른 해외 시장에서 무난한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정반대 결과다. 중요한 점은 북미 지역은 중국에 이은 세계 최대 규모의 TV 시장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방통위 주도 하에 여러 방송사에서 3D 시범 방송을 실시, 정규 채널에서 3D 영상 송출을 시험했다. 런던올림픽의 경우 SBS가 스마트TV 앱을 통해 경기를 3D로 제공했다. 그러나 올해는 3D 방송에 대한 이야기가 쏙 들어간 분위기다. KT스카이라이프가 3D 채널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3D TV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울트라HD(UHD)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ESPN의 경우 PR 대변인이 트위터를 통해 3D를 포기하는 이유에 대해 "UHD 등 다른 것들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개최된 세계적인 방송영상장비전시회 'NAB 2013'에서도 초점은 3D가 아니라 UHD에 맞춰졌다.

국내에서는 3D 방송 대신 케이블 업체 중심으로 UHD 실험 방송이 시작됐다. 미래부는 내년 하반기에는 지상파 시범 방송을 진행한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3D 방송과 관련해서는 EBS가 10월께 3D 방송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정도다.

일이 이렇게 된 배경에는 TV 제조사들의 영향이 컸다. TV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UHD TV를 선보이며 풀HD보다 4배 더 높은 초고화질의 차세대 프리미엄 TV로 내세웠다.

특히 앞서 3D TV 대중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LG전자가 이번에는 UHD TV 보급쪽으로 흥미를 돌려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는 물론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제조사들까지 UHD TV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3D TV 침체와 관련 북미 TV 시장 리서치를 담당고 있는 디스플레이서치 폴 가뇽 디렉터는 디서치 블로그를 통해 5가지 원인을 제시했다.

먼저, 3D 기능을 탑재한 TV는 여전히 비싼 반면 소비자들은 그보다는 더 큰 화면의 제품을 구입하고 싶어한다. 북미 시장에서 3D 기능을 탑재한 55형 TV의 평균 가격은 2011년 1분기 대비 2013년 1분기 약 40% 더 비싸졌다. 북미 소비자들이 다른 지역 소비자보다 가격에 특히 민감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는 꽤 큰 사건이다.

3D 안경에 대한 부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3D 안경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용과 불편함을 지적하고 있다.

폴 가뇽 디렉터는 "만약 선택이 주어진다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무안경 3D TV를 선호하겠지만 아직 기술이 그 정도로 발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밖에도 ▲리테일 매장에서 3D TV가 자주 기능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 ▲다른 지역에서는 집에서 3D를 보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지만 북미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 ▲여전히 3D 컨텐츠가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거론했다.

폴 가뇽 디렉터는 "시청자 비율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컨텐츠 제작자들이 3D라는 새로운 기술에 투자를 주저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며 "ESPN의 이번 결정은 미국에서 3D가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는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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