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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자금조달 협상 '매각 or 상장철회?'


개인기업 전환, '토털 IT솔루션 기업'으로 변신 가속화할 듯

[김관용기자] 델의 자금조달 협상은 회사 매각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상장철회를 통한 독자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것일까.

마이크로소프트(MS)가 델과 10억~30억달러 규모의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지면서 델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언론들은 델이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 및 대형은행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PC 제왕 델의 몰락'을 잇따라 보도했다.

하지만 델의 자금 조달 협상은 회사 매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장 폐지를 위한 협상이라는 주장이 우세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마이클 델 회장이 지난 1998년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주식을 다시 거둬들이려 한다고 보도했다.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이 돈으로 투자자들의 주식을 매입한다는 것이다. 델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회사 지분 16%를 금융사에 담보로 제공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같이 델 회장이 상장 폐지를 통해 개인기업으로 델을 전환하려는 이유는 엔터프라이즈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델은 2006년까지만 해도 PC시장 1위 기업으로 PC시장을 선도했다. 하지만 이후 HP에 1위 자리를 내줬으며 레노버, 에이서, 에이수스 등 신흥 경쟁사들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새로운 IT기기의 등장으로 PC 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델의 기업가치는 급락했다.

델은 한때 시가총액이 1천억 달러를 넘었지만 현재는 200~250억 달러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주주들의 압박은 날로 거세졌으며 회사 경영에서 투자자들의 눈치를 봐야 했던게 사실이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은 경영 목표를 주주의 이익 극대화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면서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능동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델에게 있어 상장기업이란 꼬리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델이 상장 폐지를 통해 개인 회사로의 전환에 성공하게 되면 더이상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장기 로드맵에 맞춰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분기별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최고경영책임자(CEO)의 철학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경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델의 변신, PC기업에서 종합 IT솔루션 기업으로

델 회장이 "더이상 PC만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지 5년여 만에 델은 종합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지난 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델 월드 2012에서 델 회장은 "지난 5년에 걸쳐 114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진행해 고객의 IT환경을 혁신하는 토탈 솔루션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델은 그동안 20여개가 넘는 IT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PC회사에서 종합 IT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지난 2008년 아이스카시(iSCSI) 스토리지 업체인 이퀄로직을 14억 달러에 인수한 델은 이어 스토리지 업체인 오카리나 네트웍스와 컴펠런트를 인수합병 하면서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포스텐(Force10)까지 인수하면서 PC부터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이르는 전 IT인프라 솔루션을 확보했다. 또한 IT서비스 업체인 페롯시스템즈를 39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서비스와 솔루션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델은 클라우드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서 스캘런트와 부미, 퀘스트소프트웨어, 와이즈테크놀로지, 소닉월을 등을 사들였다.

델은 이들 인수합병 기업을 한데 묶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및 서비스 사업 부문을 신설했으며,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본격적인 토털 솔루션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및 서비스 사업 부문은 델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조직으로 부상했다.

게다가 델은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계획하고 있다. 델 회장은 "델은 이제 설립된지 28년 밖에 안된 상대적으로 어린 신생 기업"이라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가기 위해 인수합병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델코리아 관계자는 "PC 시장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델 회장도 강조했듯 PC사업을 결코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델은 스토리지, 서버,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PC부문까지를 아우르는 진정한 토탈(End-to-End)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NBC 등의 외신들은 22일(현지시간) MS가 자금 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는 델에 10억~30억달러 가량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델 회장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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