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특사단을 접견하는 것으로 당선인으로서 첫 외교 행보에 나섰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에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을 비롯한 일본 자민당 소속 의원 3명과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일본대사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박 당선인은 "한·일 양국의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국민 정서에 맞는 신뢰를 구축하고 우호관계가 긴밀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며 "앞으로 역사를 직시하면서 화해와 협력의 미래를 지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위안부,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뿌리깊은 갈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역사 직시', '화해 협력'을 강조함으로써 일본 측의 역사인식 재정립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박 당선인은 "기성세대가 의지를 가지고 상처를 치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미래세대에 올바른 길을 열어주는 데 기성세대가 장애가 되어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또 "한·일 양국은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번영을 위해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며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발전이 동아시아 공동체 및 동북아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구심점"이라고 언급했다.
박 당선인은 "일본에서도 선거의 여왕으로 알려져 있다. 비결이 무엇이냐"는 누카가 의원의 질문에도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을 언급하며 '신뢰'를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국민과의 관계에서도 신뢰가 일관성있게 꾸준히 가는 게 중요하다. 그것을 국민이 믿어주고 선택됨으로써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한·일 양국 간 신뢰도 중요하다. 신뢰가 오랫동안 쌓이게 되면 웬만한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게 되지만 신뢰가 없으면 작은 일에도 흔들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불안해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며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누카가 의원은 "한·일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양국관계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양국이 다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누카가 의원은 박 당선인에 아베 총리의 대통령 당선 축하 친서를 전달했으며, 박 당선인은 "아베 총리의 일본 내각 총무대신 취임을 다시 한 번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접견에는 박 당선인 측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김태환 의원, 윤병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외교통일단장, 심윤조 의원, 조윤선·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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