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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핀치 투 줌 특허무효…어떤 후폭풍?


아직은 잠정 판결…항소심 땐 삼성에 큰 힘 될 듯

[김익현기자] 미국 특허청이 또 다시 애플 특허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번엔 핀치-투-줌 특허(특허번호 915)다.

주요 외신들과 특허 전문사이트인 포스페이턴츠는 19일(현지 시간) 미국 특허청이 애플의 핀치-투-줌 특허에 대해 잠정 무효를 선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핀치 투 줌'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화면을 확대하거나 움직이는 멀티터치 관련 특허다. 펀치 투 줌은 얼마 전 특허청이 잠정 무효를 선언한 바운스백 특허와 함께 특허 전쟁을 벌이는 애플의 양대 핵심 무기로 꼽힌다.

이에 따라 특허청의 이번 결정이 삼성과 애플 간 특허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특허청, '핀치-투-줌' 선행기술 3건 인정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은 애플의 핀치-투-줌 특허에 포함돼 있는 21개 주장(claim)에 대해 모두 잠정 무효 판결했다. 애플은 삼성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할 때는 이 중 8번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915 특허권의 8번 요구사항에는 터치 기능이 있는 디스플레이에서 손가락으로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확대 축소하는 등의 작동을 하는 기능에 대해 묘사해 놓고 있다.

이번에 특허청이 핀치-투-줌 특허권에 대해 잠정 무효 판결을 한 것은 ▲선행 기술 존재와 ▲명확성 부족이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반면 애플의 핀치-투-줌 특허권은 2007년 출원해 2010년 11월30일 취득한 것으로 돼 있다.

미국 특허청은 이 외에도 일본에서 2000년 출원된 특허권과 1991년 딘 해리스 루바인이 카네기 멜론대학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동작 자동인식(The Automatic Recognition of Gestures)'이란 논문 역시 핀치-투-줌 특허권의 선행 기술로 인정했다.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핀치-투-줌 특허권 위반을 이유로 삼성 단말기 한 대당 3.10달러를 요구했다. 반면 바운스백을 비롯한 다른 소프트웨어 특허권 두 건의 요구 금액이 대당 2.02달러였다. 그만큼 애플이 애지중지하는 특허권인 셈이다.

이에 앞서 미국 특허청은 이번 소송에서 애플의 또 다른 무기 중 하나인 바운스백 특허권에 대해서도 두 차례에 걸쳐 잠정 무효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결국 애플이 삼성을 공격한 소프트웨어 특허권 세 개 중 두 개가 잠정 무효 판결을 받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삼성 공격 무기로 사용한 상용특허 3건 중에선 '탭 투 줌' 특허(163 특허)만 남게 됐다.

특허 전문가인 플로리언 뮐러는 이 같은 사실을 소개하면서 "애플의 소프트웨어 특허권 세 가지 중 핀치-투-줌 특허권이 특허청의 잠정 무효 판결을 극복하기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 제품 전략 운신 폭도 넓어질 전망

물론 바운스백 특허권 뿐 아니라 핀치-투-줌 특허권도 최종적으로 무효 판결이 난 것은 아니다. 특허청의 판결에 대해 애플이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최종적으로 특허권이 무효라고 확정되기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배상금 문제만 남겨 놓고 있는 삼성과 애플 간 1심 최종 판결에선 큰 변수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루시 고 판사 입장에서도 최종적으로 무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특허권에 부과된 배상액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최악의 경우 특허청의 판결이 뒤집히게 되면 또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차피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 소송은 1심에서 종결되긴 힘든 사안이다. 양측 모두 항소심까지 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일단 애플 입장에서도 판매금지 명령을 받아내지 못한 점이 불만스럽다. 그 부분에 대해선 당연히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역시 배상액이 제로가 되지 않는 한 항소심에서 또 다른 법리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간 특허 소송이 내년이나 내후년까지도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될 경우 애플의 핵심 특허권이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항소심 판결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많다.

긴 승부로 끌고 가게 되면 삼성에게 엄청난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삼성 입장에선 안드로이드의 핵심 기능이 특허 침해에 해당될 수 있다는 부담을 상당 부분 털 수 있게 돼 제품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앞으로는 애플의 또 다른 핵심 무기인 디자인 특허권만 잘 피하면 큰 무리 없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수도 있게 될 전망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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