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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삶, 삶이 여행"···여행자 인도하는 남과 여


스투비플래너, 코스·일정 공유하는 소셜 여행 서비스

[민혜정기자] 여행 마니아들의 여정으로 여행자들을 이끄는 남과 여가 있다.

백주흠(34) 사장은 여행 하고 싶은 사람들이 여행 코스와 일정을 짜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 '스투비플래너'를 운영하고 있다.

얼마전 방방곡곡 안가본 곳이 없는 여걸 민지선씨가 이 사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미 수많은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과 가이드북, 여행 관련 인터넷 사이트가 있는데 '스투비 플래너'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너도 나도 '소셜'을 내세우고 있는데 여행과 어떻게 접목이 되는지도 궁금했다.

지난 26일 서울 홍익대 근처 카페에서 '스투비플래너'팀을 만났다. 백주흠 사장은 인터뷰를 위해 지리산 부근에서 5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민지선씨는 도회적인 인상이었다.

◆여행 서비스와 IT는 찰떡 궁합

백주흠 사장은 여행 서비스와 IT는 궁합이 맞다고 했다.

"IT와 여행은 궁합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지를 가보지 않은 이상 자국 내에서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선 온라인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요. 가이드북 같은 오프라인 매체에는 정보를 얻기에 한계가있죠. 또 요즘 인터넷을 이용하면 수집한 여행정보를 일목요연하게 관리할 수도 있어요."

스투비플래너는 다른 이용자들과 여행 코스와 일정을 공유할 수 있는 '소셜'기능이 특징이다.

스투비 플래너는 여행 코스와 일정을 짜는데 지쳐 정작 여행에서는 즐거움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시간과 돈을 절약하면서 특별한 여행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사업을 시작한 건 지난해 여름, 지금의 서비스가 완비된건 올 2월~3월이었다. 백 사장 혼자 꾸려 나가다 6월에 민지선씨가 합류했다.

이들은 다른 벤처 처럼 과거 학교 친구나 직장 동료가 아니었다. 백 사장이 벤처 관계자들의 모임인 '고벤처포럼' 민지선씨의 자기소개 영상을 보고 직접 찾아갔다. 백 사장이 그들의 운명적인(?)만남에 얽힌 뒷 이야기를 들려줬다.

"고벤처에는 참여하는 사람 누구나 10초씩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가져요. 저는 이 행사에 참여하려고 지난 동영상을 보는데 지선씨가 이력도 화려했고 자기소개도 통통 튀더라고요. 이메일 주소도 말하더라구요. 연락을 했죠."

여행 마니아였고 창업에 뜻이 있던 민지선씨는 백주흠 사장의 '스투비플래너' 설명을 듣고 사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현재 백 사장은 급박한 세상의 흐름에 쫓기지 않기 위해 지리산 근처의 마을에서 살고 있다. 여행도 '도시'로 가는게 좋다는 민지선씨는 이 때문에 백 사장이 사는 곳으로 가서 일을 의논하기도 한다.

◆여행코스가 비슷하면 '멘토-멘티' 관계 형성 돼

스투비플래너는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회원수 3만5천여명을 확보했다. 이들이 짠 여행 루트와 일정은 스투비 플래너의 데이터베이스다.

스투비플래너에서 '플래너'를 만들고 싶다면 우선 여행할 도시를 입력한다.

도시를 입력하면 지도에 희망하는 여행지가 표시된다. 스투비플래너는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이동경로와 체류일정, 교통편을 추천한다. 이용자가 이를 참고해 체류일정이나 이동경로, 교통편 등을 입력하면 이용자와 비슷한 루트를 거쳐 여행을 한 이용자들의 명단이 뜬다.

이용자와 비슷한 행선지로 떠났던 다른 이용자는 '멘토'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스투비플래너의 홈페이지에 가 보면 회원끼리 서로의 페이지를 드나들며 여행지 분위기, 기차표 싸게 끊는 법, 날씨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멘토의 조언을 받아 나만의 여행을 만드는 것이다.

'스투비플래너'에서 댓글을 많이 달거나 회원의 추천을 많이 받는 이용자는 '마스터'로 선정된다. 이들은 초보 여행자들이 교통,숙박, 거리 등 현실적인 상항을 고려하지 않고 여행계획을 짜면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백 사장은 "휴대폰이 고장나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 다섯명의 댓글만 참고해도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며 "스투비플래너도 '지식인'같은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고 말했다.

◆"'삶'이 여행이었다"

백주흠 사장과 민지선씨는 여행을 좋아한다는 점과 이과적인 방면에 재능이 많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백 사장은 연세대 컴퓨터과를 졸업하고 소프트웨어에 관련 사업을 했다. 그는 새로운 삶을 모색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 지난해까지 2년동안 있었다. 한국국제협력단을 통해 간 일종의 해외봉사활동이었다.

"IT를 아프리카에 경제개발에 접목하고 싶었어요. 르완다 공항에 비행기별로 도착과 출발시간이 뜨는 안내판을 만들었더니 반응이 무척 뜨거웠어요. 불발되긴 했지만 르완다산 커피를 소셜커머스에 판매하려고 추진해 본적도 있어요.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민지선씨는 중학교 때 영국으로 혈혈단신 유학을 떠났을 정도로 당찬 여성이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수학과 경제를 전공했고 런던, 뉴욕, 싱가포르 등에서 투자은행과 외환 트레이딩 일을 했다.

"저는 삶이 여행이었어요. 중학교 때 영국으로 유학을 간 이후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홍콩 등 어디에 정착하지 않으며 살았어요. 여행 마니아이기도 해서 35개 도시를 돌아봤습니다. 혼자 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여행을 했어요."

여성들이 꿈꿔보는 이른바 '알파걸'의 길을 버리고 스투비플래너에 합류한 이유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자는 삶의 방식을 따르기 위해서다.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않고 내 길을 가기 위해서 그는 스투비플래너호에 탑승했다.

이들에겐 고액 연봉을 받는 '잘 나가는' 친구들이 많다. 친구들을 보면 조바심이 나지 않는건 솔직하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지선씨는"여태껏 그랬던 것처럼 '줏대'있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스투비플래너는 스투비플래너를 이용하는 회원들을 숙박이나 항공 예약 사이트와 연결해주고 거래 수수료를 받는 것을 수익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웹사이트에서 만든 여행 경로와 일정을 스마트폰에 담아 여행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션도 출시할 예정이다. 서비스가 유럽 여행에 최적화돼 있어서 다른 대륙의 데이터베이스도 추가해야 한다. 갈 길이 멀다.

백주흠 사장은 스투비플래너가 '자유'를 찾는 여행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희 서비스는 여행 다운 여행을 할 수 있게끔 여행 전 수고로움을 덜어준다는데 큰 목적이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스투비플래너'를 통해 '자유'를 찾는 여행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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