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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폭스콘 공개' 논란만 더 키웠다


"FLA 조사전 미성년 근로자 빼돌렸다" 주장 제기돼

[원은영기자] 노동학대 논란에 휘말렸던 애플이 맘 먹고 중국 내 납품 공장인 '폭스콘'을 공개했다. 하지만 ABC방송을 통해 공장 내부 장면이 공개되자마자 입맛에 맞게 조작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지상파방송인 ABC는 21일(현지 시간) 밤 '아이팩토리:인사이드애플(iFactory: Inside Apple)'이란 특집방송을 통해 중국 내 납품공장 내부를 공개했다.

제조업체의 생산시설은 극도로 보안에 신경 쓴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는 매우 이례적이다. 빌 위어 나이트라인 앵커도 중국 공장 내부를 최초로 공개한다고 강조했다.

◆ABC와의 특수관계도 문제로 제기

그 동안 폭스콘 공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애플 입장에선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하지만 현재 돌아가는 분위기는 애플의 '작전'과는 딴판이다. ABC 방송이 보도되기 전부터 공정성 논란에 휘말린 때문이다.

우선 제기되는 비판은 ABC와 애플의 특수 관계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ABC 방송은 디즈니의 계열사다. 문제는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애플 이사회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는 점. 또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가족은 디즈니의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이 하필 ABC 방송을 통해 공장을 공개하는 것을 놓고 의심스런 시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공장을 공개하는 방식 역시 구설수에 올랐다. 폭스콘 공장 측이 공정노동위원회(FLA) 실사 직전 미성년 노동자들을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때문이다.

이런 의혹을 제기한 것은 국제적 비영리단체인 SACOM(Students & Scholars Against Corporate Misbehavior). 애플 인사이더에 따르면 SACOM의 데비 스제 기관장은 익명을 요구한 폭스콘 정저우 공장 근로자 두 명으로부터 "FLA의 실사가 있기 전 공장 측이 이에 대한 대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16-17세의 미성년 근로자들에게 시간외 노동을 지시하지 않았고 그 중 일부는 아예 다른 부서로 보내졌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뿐만 아니라 스제 기관장은 "평소에는 하루에 단 한번 쉬는시간이 주어지는데 내부 감사 때문에 최근에는 하루에 3번 쉴 수 있게 해준다"며 폭스콘 청두 공장 근로자의 말을 빌려 설명했다.

◆일부 노동자들 "노동착취에 무대응 일관"

폭스콘 공장의 노동 환경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달 26일 뉴욕타임스 고발기사 때문이었다. 뉴욕타임스 보도 직후 팀 쿡 애플 CEO는 직원들에게 이메일 서한을 보내 "애플은 전세계 납품업체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쿡이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SACOM에 따르면 일부 폭스콘 노동자들은 "애플 관계자들이 공장을 방문했을 때 노동착취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사실 때문에 애플이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폭스콘 공장 실태조사에 나선 FLA 측은 전반적인 근로환경에 대한 조사를 마친뒤 폭스콘 공장이 중국 내 다른 제조 및 봉제 공장보다 근로환경이 월등히 낫다고 밝혔다. 오렛 반 히어든 FLA 회장도 폭스콘 공장 도착 첫 날 "애플 공장은 최고 수준이며 설비시설의 전반적인 상태는 표준 이상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FLA가 친기업적 성향의 노동단체라는 점에서 공정성의 문제가 제기되는 등 오히려 실태조사 의뢰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애플은 조사의뢰에 앞서 FLA 가입비용으로 25만 달러를 지불했으며 별도의 실태조사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원은영기자 gr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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