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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마트폰, 이제 '월드 퍼스트 무버'


'패스트 팔로어'에서 시장 선도자로 도약

[강현주기자]"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누가 먼저 개발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 기술을 어떻게 제품에 적용해 일상의 혁신을 가장 먼저 가져오는 지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기준이 됐다."

"빠른 속도로 따라잡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던 한국의 스마트폰. 그러나 이젠 '시장 창조자'로 위상이 달라졌다.

지난 2009년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한국의 휴대폰 업체들은 애플발 혁신 바람에 휘청였다. 2009년부터 '안드로이드'호에 탑승하며 아이폰를 따라잡기 위해 속도를 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개인생활과 주말도 반납했다. 스마트폰 품질을 향상시키고 다품종을 출시하는 노력을 거듭했다. 애플과 크게 벌어져 있던 격차를 무서운 속도로 줄여가며 급기야는 혁신 선도자였던 애플을 앞지르기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차지한다.

한국 스마트폰 업계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전세계 시장 주류로 우뚝 선 여세를 몰아 이젠 시장 흐름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스마트폰에 펜·동작인식·3D 최초 적용

그 신호탄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다.

갤럭시노트는 5.3인치 대형 화면에 와콤의 펜태블릿 기술을 스마트폰에 접목한 제품으로, 화면 위에 필기를 할 수 있는 'S펜'을 기본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부드러운 필기감과 S펜을 활용한 손글씨부터 정교한 그림까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단순 필기와 그림에 그치지 않고 S펜 전용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앱스토어인 '삼성앱스'에 S펜 전용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제 3 개발자들에게 S펜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했다.

갤럭시노트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말 갤럭시노트를 영국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2달만에 전세계 1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인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노트는 삼성전자가 시장 선도자로 도약하는 첫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 뿐만이 아니다. 팬택도 선도자로 도약하는데 역량을 쏟고 있다. 팬택은 지난 10월 출시한 LTE폰인 '베가 LTE'에 '동작인식' 기술을 적용해 손을 대지 않고도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최초의 폰을 세상에 내놨다.

베가 LTE는 밀가루 반죽을 하는 중 전화가 왔을 때나 다음 노래를 재생하고 싶을 때 폰에 손대지 않고도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호평이 쏟아졌다.

팬택 관계자는 "혁신은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선도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2011년 7월 입체 3D 영상을 안경없이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을 최초로 출시해 주목받은 바 있다.

LG전자는 3D 콘텐츠의 빈약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자가 쉽게 3D 영상을 찍어 자사 3DTV에서 쉽게 볼 수 있게 해 TV 사업과 시너지도 꾀했다. 또 이 영상을 유튜브 등에 쉽게 올릴 수 있는 기능도 선보였다.

LG전자는 앞으로도 3D 기술력을 자사 제품들의 차별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기술 개발보다 기술 활용이 혁신의 기준"

이 제품들의 공통점은 특정 기술 자체를 최초로 개발한 게 아니라 기존에 존재했던 기술을 가장 먼저 스마트폰에 녹여냈다는 데 있다.

애플의 아이폰 역시 터치스크린, MP3, 풀브라우징 인터넷 등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조화시켜 새로운 영역을 창조했다. 애플은 퍼스트 무버의 개념을 새롭게 썼다.

갤럭시노트도 와콤의 펜태블릿 기술을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최초의 제품이다. 베가LTE의 동작인식이나 옵티머스 3D의 3D 원천기술 보유자도 팬택과 LG가 아니다. 이들은 이 기술들을 스마트폰에 접목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일상을 가져다줬다는 점에서 선도자라는 평가를 얻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특정 원천기술을 최초로 개발하는 게 아니라 이 기술들을 이용해 어떤 혁신을 만들어내느냐가 퍼스트무버의 개념이 됐다"며 "이미 제품력과 시장점유율은 발빠르게 따라잡았으며 시장 선도자로 도약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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