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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 뒤]페이스북이 e북업체 인수한 진짜 이유?


[김익현기자] 오늘 외신 중에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e북 전문업체인 푸시 팝 프레스(Push Pop Press)를 인수했다는 소식입니다. 당연히 "페이스북이 e북 사업도 하나?"란 생각을 갖게 되지요.

직접 e북을 만들진 않더라도 사이트를 통해 e북 판매 사업을 할 수도 있겠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물론 페이스북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보도자료를 통해 "디지털 책 출판을 시작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대신 "푸시 팝 프로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통합해 사람들이 좀 이야기를 공유하는 방식을 좀 더 풍부하게 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꼼꼼하게 살펴보면 페이스북의 이런 설명이 거짓은 아닌 것 같습니다.

푸시 팝 프레스는 실제로 차세대 디지털 북의 전형을 보여주는 기업입니다. 이 회사가 첫 작품으로 내놓은 앨 고어의 '우리들의 선택(Our Choice)'은 텍스트와 이미지 뿐 아니라, 오디오와 비디오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과 양방향 인포그래픽, 위치정보를 활용한 지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수록했습니다.

그 덕에 이 회사는 깐깐하기로 유명한 애플로부터도 엄청난 찬사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보강"

하지만 과연 그것 때문만일까요? 단순히 페이스북이 푸시 팝 프레스의 아이디어에만 관심이 있는 것일까요? 이런 질문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천만의 말씀'이란 대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페이스북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겁니다.

페이스북은 단순한(?) 소셜 네트워크로 머물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배포자(entertainm distributor)'를 지향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인수도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생각입니다. e북이란 새로운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수익 다변화를 꾀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이미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징가의 팜빌을 비롯한 인기 소셜 게임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지요. 페이스북은 또 올 초에는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눈을 돌렸습니다. 현재 워너브러더스와 손잡고 영화 스트리밍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 페이스북이 이런 다양한 플랫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요? 물론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겁니다. 페이스북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왜 그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트레피스가 올해 초 분석한 페이스북의 매출 구조입니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텍스트 및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이 전체 시가 총액의 60% 가량을 차지합니다. 페이스북용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로부터 받는 수수료 부문이 16.8%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전자상거래 부문이 11%였으며, 검색 광고 부문은 8.3%로 비중이 낮은 편이었습니다.

이런 매출 구조를 갖고 있는 페이스북 입장에선 전통적인 광고 형태 이외의 수익원을 개발하는 데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를 비롯한 다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쪽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게다가 페이스북의 자랑 중 하나인 '좋아요' 기능은 이용자들의 취향을 파악하는 데 상당히 유용합니다. 고객들이 자신들의 프로필 페이지를 통해 각종 콘텐츠들을 홍보해주기도 하지요. 따라서 페이스북 입장에선 '판'을 벌려주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e북 보급 확산 추세 감안했을 수도

그럼 왜 하필 e북일까요? 최근 e북 단말기 보급 추세를 살펴보면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논리 비약 우려를 무릅쓰고 한번 추론해 볼까요?

미국의 대표적인 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를 한번 살펴보죠.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18세 이상 성인 12%가 e북 리더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태블릿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8%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두드러진 것은 최근의 보급 증가 추이입니다.

이번 조사 결과 e북 리더기 복급률은 불과 6개월 사이에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 해 11월 6% 수준이었던 e북 리더기 보유 비율이 지난 5월에는 12%로 늘어난 겁니다.

반면 태블릿 보급 증가율은 최근 들어 완만한 곡선으로 바뀌었습니다. 올들어 지난 1월 7%였던 태블릿 보급 비율이 5월에는 8%로 1%P 가량 증가하는 데 머물렀습니다.

e북 리더기의 가파른 보급률 증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디지털 읽기 문화의 변화'란 측면에서 살펴볼 수도 있을 겁니다.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부상하려는 페이스북 입장에선 결코 외면하기 힘든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다 다양한 수익원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인 부분일 겁니다.

물론 푸시 팝 프레스는 아이패드 앱용 e북 전문업체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론 '새로운 읽기 문화'의 첨병으로 키워내는 밑바탕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뛰어난 프로그래머-디자이너 확보 효과도 노려

페이스북이 푸시 팝 프레스를 인수한 건 뛰어난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를 손에 넣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예 푸시 팝 프레스 인수 소식을 전하는 기사의 제목을 "페이스북 디자인 팀 강화(Facebook Beefs Up Design Team)"라고 뽑았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런 분석도 가능합니다.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마이크 매타스는 애플 소프트웨어의 유저 인터페이스 부문을 담당했던 인물입니다. 또 다른 창업자인 키몬 친테리스 역시 애플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들 뿐 아니라 푸시 팝 프레스의 다른 엔지니어 몇 명도 함께 데려올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손에 넣음으로써 아이폰과 아이패드 전략을 세우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올해 들어 디자인 관련 인력을 대폭 보강했습니다. 두 달 전엔 암스테르담 소재 소프트웨어 디자인 회사인 소파를 인수했습니다. 또 지난 4월엔 스포티파이 출신인 라무스 앤더슨을 스카우트해 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인수 역시 이런 차원에서 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푸시 팝 프레스는 첫 작품인 앨 고어의 '우리들의 선택(Our Choice)'로 이미 상당한 명성을 얻었습니다. 차세대 디지털 북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넓은 의미의 디자인 혁신을 꾀하는 페이스북의 구미를 돋궜다는 분석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번 인수가 e북 제작 사업 진출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푸시 팝 프레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의 기초를 닦으면서 혁신적인 유저 인터페이스 노하우까지 대거 흡수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런 노하우가 결합될 경우 페이스북은 한결 강력한 업체로 변신해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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