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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SKT냐 STX냐, 판커진 하이닉스 인수전 '후끈'


인수가 2.5조 추정…관건은 '자금 조달능력'

[박영례기자 김도윤기자] 하이닉스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 마감에 SK텔레콤과 STX가 각각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하이닉스 인수전이 2파전 양상으로 본격화 됐다.

8일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채권단)은 이날 오후 4시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SK텔레콤(주)과 (주)STX 2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인수전과 관련 시너지가 없다는 시장 반응을 의식한 듯 면밀한 검토 및 신중한 판단을 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2파전 양상, 하이닉스 매각 '탄력'

국내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과 조선, 해운으로 무섭게 부상한 STX가 세계 2위 반도체 업체 하이닉스 인수전에 공식 뛰어들었다. 자산총액기준 재계 3위의 SK그룹과 19위권의 STX가 뛰어들면서 그동안 '주인찾기'에 애를 먹어온 하이닉스 인수전이 재계 지형도를 바꿀 정도로 판이 커졌다.

SK텔레콤과 STX 모두 반도체업과는 다른 업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에 대한 시장의 시너지 등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그러나 M&A를 통해 재계 3위 그룹으로 컸던 SK그룹은 이번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통한 도약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조선과 해운을 앞세워 무섭게 성장해온 STX 역시 이번 M&A를 통해 단숨에 재계 톱 10의 위상을 지니게 된다.

이통 시장 성장성 둔화로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SK텔레콤과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STX 모두 신사업 진출용으로 하이닉스에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하이닉스가 세계 2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앞선 공정 기술로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데다 최근 모바일 D램과 시스템 LSI등 성공적인 프리미엄 제품 믹스로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내는 등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인수에 따른 부담 및 사업간 시너지 등 문제에도 신성장동력 차원에서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예상 인수가 2.5조…누가 웃나

이번 M&A는 주식관리협의회가 보유하고 있는 구주 매각과 더불어 신주 발행 형태로 추진된다.

채권단측에서 앞서 거론됐던 가이드라인을 감안, 구주 15%, 신주 10% 정도를 인수할 경우 최대 인수 예상가는 3조8천억원. 또 구주와 신주를 합쳐 15% 선을 인수할 경우 2조3천억원 정도 추정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예상 적정가로 2조5천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M&A가 SK텔레콤과 STX 2파전 양상으로 압축되면서 경쟁입찰을 통해 인수가가 뛰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최근 하이닉스 주가는 8일 종가 기준 2만6천600원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반도체값 하락 등에 따른 실적우려 등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고점 대비 약 30% 가량 하락한 수준.

주가 하락에 따른 인수 부담이 줄어든 데다 양사가 기존 사업과 관계없는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무리한 입찰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다소 우세해 경쟁입찰에 따라 몸값이 크게 뛰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 역시 여전하다.

반도체 사업 특성상 막대한 투자자금이 소요되고, 최근의 반도체 업황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 등도 이번 인수전에 여전한 변수가 되고 있다.

이날 의향서를 제출한 양사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SK텔레콤 류영상 글로벌 MNO전략팀장은 "기업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전제한 뒤 "추후 면밀한 검토를 통해 인수 추진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STX 역시 철저한 실사 등을 통해 인수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STX 이호남 전략기획실장(상무)은 "이번 인수는 승산의 문제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실사 이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만큼 면밀한 실사를 통해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도 우선협상자 선정의 최우선 순위로 자금조달 능력을 꼽았다. 무리한 인수에 따른 '승자의 저주' 가능성을 없애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앞서 현대건설 M&A를 둘러싸고 불거졌던 잡음 등을 애초부터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태.

채권단 관계자는 "국가 핵심 산업에 대한 M&A인 점을 감안, 매각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이라며 "승자의 저주를 방지하기 위해 자금조달 능력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금 여력 등을 보면 SK측이 보다 유리한 것으로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인수 소요 자금을 2조 5천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SK텔레콤의 경우 1분기 말 현재 보유 현금은 1조5천억원 선. 여기에 연간 FCF(잉여현금흐름)가 1조4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그룹 도움없이도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STX는 이미 절반 수준을 중동의 국부펀드로 조달할 계획임을 밝혔다. 일부 자금은 외부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

이종철 STX그룹 부회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분 15% 정도를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시가로 2조4천억원 정도로 우량자산 처분으로 1조2천억원을 자기자금으로 충당할 것"이라며 "이외는 중동의 국부펀드로부터 1조2천억원을 장기투자로, 지분율 50% 미만에서 끌어들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채권단은 앞으로 이들 두 회사에 대해 공동매각자문사 5개사와 법률자문사, 회계자문사 등과 함께 입찰 참여 적격성 여부를 검증하고, 8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연내 M&A를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박영례, 김도윤 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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