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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불 나서 그류"


박정섭 가로림만조력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정수남기자] "열불 나서 그류"

22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가로림만조력발전소건설반대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는 박정섭 가로림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은 구수한 사투리로 말문을 열었다.

박 위원장은 현재 서부발전과 포스코·대우·롯데건설 등이 설립한 가로림조력(주)가 서서산·태안 주민들이 발전소 건설에 찬성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 찬성하는 주민들은 일을 할 수 없어 보상을 바라는 나이 든 노인 등"이라며 "가로림에서 생계를 이끌어가는 1만5천여명의 어민 80%는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이 회사가 태안군 주민들은 발전소 건설을 환영하고 있다는 데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태안군민은 모두 6만여명 정도지만 서산시 22만 주민들은 대부분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고 나서는 등 다수결 원칙에서도 반대가 3배 이상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곳이 조력발전소 적합지라는 데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내달 운영에 들어가는 시화조력발전소가 254메가와트(㎽)급이지만 가로림만 조력발전소는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두 배 규모인 540㎽급의 전력을 생산할수 있다.

박 위원장은 "조력 발전소가 발전을 할 수 있는 날은 하루 6시간이지만, 그것도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사리 때 열흘 정도"라며 "나머지 조금 시기인 20일 간은 발전소를 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바다는 조상들로부터 물려 받아 잠시 빌려 쓰고 우리 후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재산"이라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 위원장은 가로림만 일대 연안은 전국 바다 환경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곳에는 세계 희귀 동물 331호인 잠점박이물범이 우리 아이들,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자연의 보고(寶庫)를 발전소 건설로 파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새만금 사업 추진시 현지 어업인들이 충분한 보상으로 사업 추진에 대해 반승낙을 하지 않았는 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보상을 아무리 많이 받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반문하고, "보상은 일시적인 것이지만, 우리는 이 곳에 기대어 넉넉하지는 못해도 근근히 살아갈 수 있다. 평생 바다와 함께 한 사람들이 보상금으로 어디가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현재 고갈되고 있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석유에 대한 대책으로 국가가 조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굴 사업을 펼치고 있어, 국민의 한사람으로 국책 사업에 협조해야 하진 않는냐는 지적에 대해 박 위원장은 "이 곳에 조력발전소가 들어서면 환경오염이 천수만, 시화호, 새만금 등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발전소 입지를 찾을 게 아니라 이미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부지를 매립하고 있는 새만금 등도 조력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대체지"라고 제언했다.

그는 또 언론에도 일침을 가했다.

"공영방송인 KBS만이 이곳의 현실을 보도했을 뿐, 나머지 유력 일간지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모두 침묵하는 등 언론의로서의 직무유기를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이곳이 그대로 보존 될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조력발전소 건설 반대 투쟁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두 손을 불끈 쥐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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