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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 왜 T모바일 인수했나?


[김익현기자] 미국 제2의 이동통신사업자인 AT&T가 왜 반독점 공방까지 감수하면서 4위 업체 T모바일을 인수했을까?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AT&T는 20일(현지 시간) 도이치텔레콤으로부터 T모바일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인수 대금은 390억달러. 대신 도이치텔레콤은 AT&T 지분 8%를 인수하면서 AT&T 이사회에 한 석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가입자 1억2천500만 명의 초대형 이동통신회사가 탄생하게 됐다. 순식간에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입자 9천300만명 내외)를 제치고 미국 최대 이동통신회사로 발돋움하게 되는 것. 현재 미국 이동전화 총 가입자 수는 총 2억3천700만 명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물론 이번 합병이 성사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당장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AT&T가 왜 T모바일 인수라는 초강수를 던졌을까? 외신들은 AT&T가 ▲주파수 확보와 ▲네트워크 보강 등을 단번에 해결하기 위해 T모바일 인수를 결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07년 아이폰 도입 이후 데이터 이용량 80배 증가

2위 업체인 AT&T는 지난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면서 미국 이동통신시장에 바람을 몰고 왔다. 아이폰 공급 이후 AT&T는 수 백 만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

하지만 반대 급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아이폰 도입 이후 데이터 이용량이 80배나 늘어나면서 서비스 품질 문제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AT&T의 망으론 쉽게 감당하기 힘들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AT&T는 신속하게 대안을 마련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

하지만 대책 마련이 수월하지는 않았다. 수 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면서 망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했지만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AT&T가 T모바일 인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승부수라고 외신들이 분석했다.

AT&T는 T모바일 배경을 설명하면서 첫 번째로 주파수 문제를 꼽았다.

AT&T는 한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5년 사이에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80배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오는 2015년이 되면 지난 해에 비해 8~10배 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 정부가 통신용 주파수를 좀 더 개방하는 데는 앞으로 수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T모바일이 최적의 인수 대상이라는 것이 AT&T 측의 설명이다.

◆송전탑 등 망 인프라 문제도 해결

통신 인프라 구축 문제 역시 AT&T에겐 고민거리였다. 통화 품질을 제고하기 위해 송전탑을 설치하려고 해도 정부의 허가를 받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 특히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 지역에선 송전탑 신설 허가를 받는 데만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AT&T 측은 "인수를 하지 않을 경우 (망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평균 5년 정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장에서는 10년 가까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 AT&T 측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T모바일을 인수함으로써 망 인프라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것. AT&T 측은 "T모바일 인수로 우리 망 밀집도를 30% 가량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이동통신업계에선 버라이즌이 CDMA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AT&T와 T모바일은 GSM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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