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고 이름을 날리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대부분의 업
체들이 해외 진출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 나가려 하지만 성공확률은 높지 않
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어렵다는 것은 국내에 진출한 외국 업체들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점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 마케팅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기 때문
이다.
심지어 국내 설립한 법인까지 철수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실패한 기업들도
다반수다. 한때 이름을 날리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기업들이 일년에도 몇백
개씩 나타나는 오늘날, 이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업체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성급한 지사 설립과 불확실한 파트너 전략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업체들이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지
사 설립을 통한 현지화 전략이다. 하지만 이 방법만큼 위험이 많이 따르
는 것은 없다.
이 때문에 여러 기업들이 적절한 현지 파트너를 물색, 위험을 감소시키려
하지만, 최적의 현지 파트너를 찾는 것도 충분한 시장 분석과 시너지 효과
에 관한 분석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현지 파트너를 선택하고, 이들과 협력 관계를 맺어감에 있어서
실패를 겪는 사례도 종종 생긴다. 현지 파트너들과 적절한 이익 배분 관계
를 설정하지 못한다거나 전략적인 부분의 목표가 상이해 결국 실패에 이르
고 만다.
최근에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을 벌이고 있는 보안 관련 업체 N 사는 국내
시장 진출에 있어서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국내 보안 시장이 아직 크게
성장하지 못했던 지난 97년, 이 회사는 초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로
국내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국내 시장 진입 방법으로 이 회사가 택한 전략은 다름아닌 현지 법인 설립
이었다. 당시 막 싹트기 시작한 국내 보안 시장에서 거의 독보적인 업체였
던 A사를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합의를 보지 못하자 N사와 A사는 조인트
벤처 형태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과 네트워크 보안 분야의 회사를 설립한
다는 것에 합의했다.
서로 경쟁관계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두 업체의 이러한 계획은 관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업체에 속한 N사와 국내
독보적인 A사의 협력은 어쩌면 국내 보안과 바이러스 분야를 일찍이 쥐고
흔들 수 있을 만큼의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조인트 벤처 설립 계획은 결국 무산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당시 바이러스 분야의 서버 제품에 대해 이를 보유하고 있던 N사의 제품
을 우선 유통시키고, 향후 A사의 제품이 완성되면 이를 같이 판매한다는
전략에 대해 의견을 모으지 못했던 것이다.
향후 이익 분배 부분에 있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양사는 결국 조인트벤
처 설립 계획을 무산시키고 말았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에서 다시 활동을 재개하고 파트너사를 선정했지만,
한국에서 마케팅 실패라는 오명을 쉽게 벗을 수 없었다.
◆마케팅 실패에 따른 지사 철수
컴퓨터 네트워크&디렉터리 관리 소프트웨어업체인 N사는 최근 한국지사를
철수했다. 최근 미국 본사에서 경영부진으로 대규모의 인원 감축을 실시하
는 과정에서 한국 지사 철수를 결정한 것.
경영 적자를 메우기 위한 철수 작업은 한국 뿐 아니라 대만, 중국을 비롯
한 아시아 지역과 일부 유럽 지역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지사의 경우에도 대규모의 경쟁 기업들이 속속들이 시장에 진출하는 가
운데 새로운 OS환경에 대한 대안을 찾아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회사 이미지 혁신을 꽤하기도 했지만, 결국
철수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세계적인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공급업체로서 약 10년간 한국 시장
을 주도해 온 미국 S사는 IMF 여파가 한창이었던 지난 98년 결국 지사를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비슷한 시기 W사도 한국 지사를 철수했다. 이들 모
두 한국에서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내밀었다.
이들은 IMF 시기에 국내 영업망을 확보하지 못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찾
는 것에 실패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국내 지사 없이 대리점 형태로 회사를 운영해 오다가 AS 등에
서 부진, 경쟁 업체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한 관계자는 “충분한 시장 조사와 시너지 효과에 대한 판단 없이 지사를
설립한 기업들이 소리없이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면서 “무엇보
다도 현지 적응을 위한 사전 준비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sun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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