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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인터넷TV 시청자가 봉인가?


인터넷TV(IP-TV) 업체들이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외화시리즈 등 프로그램 콘텐츠를 건당 500원씩의 요금을 받고 제공하기로 해 가입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월 1만원 안팎의 가입비를 내고 IP-TV를 시청하고 있는 가입자들에게 주요 프로그램을 다시 볼 때마다 또 돈을 내라고 하니, 이중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과거 무료로 보던 콘텐츠에 대해 돈을 내라니 반발이 심할 수 밖에 없다.

한 달내내 다른 드라마와 외화 시리즈를 본다고 가정하면 가입비를 제외하고도 적지 않은 콘텐츠 비용을 감수해야만 한다. 한 마디로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노릇이다.

지상파에서 방송한 지 1주일(기존 12시간에서 연장)이 지난 프로그램들은 무료 시청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당초 IP-TV에 가입하는 시청자들은 월이용료만 내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개별 프로그램을 꺼내서 다시 볼 수 있다는 주문형(VOD) 서비스의 장점 때문에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들이다.

또한 IP-TV의 시청 패턴을 감안할 때 가입자에게 공짜로 보려면 1주일을 기다렸다가 그때 가서 보고 정 보고 싶으면 돈을 내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청자를 봉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런데도 KT(메가TV)나 하나로텔레콤(하나TV) 등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들은 프로그램 유료화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의지가 워낙 강경해 어쩔 수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

여전히 방송시장에서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발휘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사실상 IP-TV 시장확대에 따른 광고수입 감소를 우려해 이런 견제책(?)을 쓴다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쪽에서는 공영방송이라는 명분으로 월 2천500원의 시청료를 꼬박꼬박 받아가고 또 최근엔 디지털 전환과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이유로 프로그램 중간광고까지 확대하기로 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이는 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취할 정책은 아닌 듯 싶다.

특히 KBS 등 공영방송이 뉴미디어로 떠오른 IP-TV를 견제하고 수익만을 올리려고 한다면 상업방송과 별반 다를 바 없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보편적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IP-TV상의 VOD 프로그램 유료화는 그래서 논란의 여지가 더 많아 보인다.

기술발전과 미디어 융합시대에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힘은 더욱 강력해지고 상업성을 띨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가입비 따로, 콘텐츠 따로 하는 식의 요금정책으로 시청자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는 발상으로는 뉴미디어 시대에 대비할 수 없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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