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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생명 속속 상장…그룹 지배구조 뒤바뀌나


25일 삼성카드 상장 심사안이 통과한 데 이어 27일에는 생명보험사 상장을 위한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 개정안이 승인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도가 뒤바뀔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 동안 장부가치로 평가받던 삼성생명이 상장 이후 시가 기준으로 몸값을 책정받게 돼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장외매매가 기준으로 삼성카드의 시가총액은 5조원, 삼성생명은 16조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은 이들의 상장을 반기고 있다.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낮아진 삼성그룹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삼성카드는 상장규정상 주식분산 과정을 거쳐야 하고, 삼성생명은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비금융회사인 삼성전자의 보유지분 7.2%를 처분해야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

또 삼성생명 상장으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위치에 오르게 된 삼성에버랜드는 비금융사업 분야를 전부 정리해야한다. 사실상 '에버랜드'의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지분율이 13.3%에 불과하지만, 보유 중인 삼성생명 지분가치가 총 자산의 50%를 넘어 금융지주회사법 상 금융지주회사 지정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처분이다.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0%를 소유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삼성에버랜드를 통해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춰왔다. 그런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면 이 고리가 끊어지게 되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무려 6조원이 넘는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려면 이 금액을 '누군가가' 뒤집어써야 한다. 워낙 거액이라 삼성그룹 측면에서는 고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되지 않도록 자산을 늘리거나, 삼성생명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법 등이 있다. 그러나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삼성생명 지분을 처분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자산 재평가를 실시해 삼성에버랜드의 자산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지배권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삼성생명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삼성생명에 앞서 유가증권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삼성카드를 지배권 문제를 해결할 '카드'로 내세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따라서 상장 이후 조달하는 자금으로 삼성에버랜드가 자산을 늘리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다.

100% 구주매출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 중인 삼성카드는 삼성전자가 약 630만주, 삼성전기가 최대 63만7천주를 매각키로 했다고 공시한 상태다. 이밖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도 적잖은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삼성카드 공모주식수는 총 1천200만주. 따라서 27일 장외가격 기준으로 삼성그룹이 삼성카드 지분 매각으로 얻을 수 있는 금액이 총 7천80억원이다. 일단 계열사들이 목돈을 쥐게 된 만큼 여러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삼성자동차 채권단과 삼성그룹간 벌어지고 있는 4조7천억원대의 소송이 또 하나의 골치거리다.

삼성자동차 채권단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으로부터 받은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지만 연체이자라고 주장하는 2조2천880억원을 둘러싼 '잡음'이 어떻게 해결될 지 주목된다.

만약 삼성그룹이 채권단에 연체이자까지 지불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삼성생명 상장이 꼭 '득'이 된다고 볼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재만기자 ot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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