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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잘못 없어요"...TV업계, MMS 소비자 불만 불똥에 곤욕


 

"수백만원 들여 산 TV가 고장났어요. 화질이 갑자기 뿌여지면서 이상해요. 화면이 자주 끊기고 안나오기도 합니다"

"아닙니다. MMS란 방송 시험 서비스가 진행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TV에는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요즘 디지털 TV업체의 AS센터 상담직원과 소비자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실랑이다.

"MMS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HD방송의 화질이 왜 나빠졌는지 알리 없습니다. 당연히 TV업체에 항의를 할 수 밖에 없죠"

소비자의 항의에 지친 한 TV제조업체 AS 담당자의 말이다.

지금 국내 디지털 TV업체들은 심각한 정체성 혼란에 빠졌다.

지난주부터 MMS서비스가 시작되며 HD방송의 화질 저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책대로 제품을 출시한 '죄'(?)로 엉뚱한 화풀이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MMS(멀티모드서비스)는 디지털방송용으로 할당된 주파수 대역 6㎒ 안에서 HD 채널 외에 SD채널이나 데이터채널 등을 함께 제공하는 일종의 다채널방송 서비스. 방송위는 지난달 30일 공중파 4사에 월드컵 기간동안 MMS 시험방송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 TV업체 관계자는 "이번 문제가 TV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짜증을 내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수백만원을 들여 월드컵을 보기 위해 구매한 고객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라는 것.

업체들은 사전 예고나 협의 없이 MMS 시범 서비스가 진행된 것에 대해 애써 서운한 감정을 감추고 있다.

◆"우리가 방송 AS맨이냐"

"어느날 갑자기 MMS서비스가 결정되고 며칠만에 HD 방송이 1080i 해상도에서 720p로 다운 그레이드 됐다"는 것이 업계의 항변.

"사실 TV 화질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를 입는 쪽은 TV 업체들입니다. 소비자들은 방송사 보다는 접근이 쉬운 TV업체 AS 센터를 찾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사전에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는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모 TV업체 관계자가 답답한듯 말했다.

업체들은 1080i라는 표준 규격에 맞춰 제품을 내놓았는데 월드컵이란 '대사'를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져 더 황당하다는 눈치다.

월드컵 마케팅에 열중하며 각 업체마다 상당한 수의 TV를 판매했는데 이를 구입한 고객들로 부터 항의 세례를 받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DTV 매출 감소로 이어질까 좌불안석

더욱더 큰 문제는 언론지상 등에 HD방송의 화질문제가 연일 보도되면서 향후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모 업계 관계자는 "MMS 논란 속에 HD TV의 화질에 문제 있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자리잡을까 적정이다"라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또한 TV업계는 이번 화질 열화 문제의 원인이 아직 규명 안됐지만 향후 MMS 본방송이 시작될 경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면 그 비용또한 자신들이 부담할 수 밖에 없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300만대가 넘는 국내 보급 DTV중 1/3만 수리해도 100만대며 이에 소요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월드컵서 우리 대표팀 경기는 큰 문제 없이 시청할 수 있을 전망. 방송위가 MMS 시험 방송 허가시 우리 국가대표팀 경기시에는 MMS 방송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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