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强小기업 열전] (8)파인원커뮤니케이션즈…"세계적인 단말 플랫폼 업체로"


 

모바일 플랫폼 개발 업체인 파인원커뮤니케이션즈(대표 안상근)는 창업한 지 막 1년이 지난 신생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22일 창립 1주년을 맞았다.

최근 몇 년간 벤처 기업을 창업하는 예는 많지 않았다. 닷컴 거품이 붕괴된 이후 벤처기업의 환경이 상당히 척박해졌고 벤처 기피 현상으로 좋은 인재를 구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 설사 벤처 기업을 창업한다 하더라도 1~2년안에 본격적인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기대하기는 힘든 형편이다.

그렇지만 파인원커뮤니케이션즈는 창업 첫 해 매출 3억5천만원을 올렸고 올해는 그 10배인 35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30~40% 수준이다. 내년에는 80억원의 매출도 거뜬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모바일 업계에서는 파인원의 돌풍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위피' 전문가 집단, 파인원커뮤니케이션즈

파인원의 창업자인 안상근 사장은 한국이동통신과 SK텔레콤 네트워크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이노에이스에서 위피(WIPI) 개발을 담당했다.

지난 2004년 7월 이노에이스를 나와 두 달만에 자본금 5천만원으로 파인원을 설립했다. 얼마 후 이노에이스에서 함께 위피를 개발했던 3~4명이 합류했다. 지금은 직원 수가 35명으로 늘었다.

위피(WIPI)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 과거 이동통신사마다 제각기 다른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사용했으나 올해 4월부터 출시되는 휴대폰에는 모두 위피가 의무적으로 탑재된다.

따라서 최근 출시되는 모든 휴대폰의 콘텐츠와 서비스는 위피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휴대폰의 교체 수요가 짧은 우리나라에서는 향후 2~3년 내에 모든 휴대폰에 위피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관련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인원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위피에 있다. 안상근 사장과 함께 파인원을 설립했던 초기 멤버들은 모두 초창기부터 위피 개발에 참여했던 핵심 인력들이다.

안상근 사장이 몸담았던 이노에이스는 SK텔레콤용 위피 플랫폼을 개발하던 업체였다. 그만큼 파인원은 다른 어느 회사보다도 위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회사다.

파인원은 위피에 대한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휴대폰에 탑재되는 멀티미디어 솔루션, 싱크프로그램, 위치기반서비스(LBS), 네트워크 게임 플랫폼, 양방향 데이터 방송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있다.

◆파인원의 경쟁력은 인재

안상근 사장을 비롯해 파인원의 기술진들은 오랫동안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개발하던 연구원들이었다.

주요 인력들은 서울대와 카이스트(KAIST), 포항공대 출신들이며 직원의 90% 이상이 개발진이다. 안상근 사장은 연구원이자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파인원의 기술력을 입증했던 사례 한 가지. 국내 한 휴대폰 제조사에서 20여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한 달을 넘게 풀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휴대폰에 어떤 기능을 구현해야 하는데 잘 안됐던 것.

휴대폰 출시 일이 다가오자 그 업체는 급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파인원에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파인원에서는 단 3명이 며칠 만에 그 문제를 해결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파인원은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로부터 각별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다. 안상근 사장은 "우리 회사의 개발 인력은 1명이 하나의 기업이라고 할 정도로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지금은 일이 밀려서 개발 프로젝트를 다 맡지 못할 정도. 현재에도 계속 개발인력을 충원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일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전 직원이 9시에 출근해서 10시에 퇴근하면서 밥 먹는 시간을 빼곤 일만 한다고. 회사와 일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해준다.

직원들의 이 같은 열정에 회사도 충분한 보상으로 화답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와 100만원 이내에서의 선택형 복지제도, 초과근무수당을 제공한다. 지난 창립 1주년에는 전 직원에게 휴대폰을 선물하기도 했다. '엔지니어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안상근 사장의 창업 동기 중 하나다.

◇위피 기반 DMB 서비스 개념도

파인원의 빈현우 이사는 "입사 후 회사와 직원이 서로 실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아직 회사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급하다고 아무나 뽑지 않으며 일단 실력이 인정되면 개발자가 원하는 연봉 이상을 회사가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공개보다는 회사 안정이 우선"...경영 철학

파인원의 경쟁력을 인정해 기관투자자 중에는 벌써부터 투자를 문의해 오는 곳도 있다. 안상근 사장은 "높은 배수로 투자하겠다고 찾아온 분들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회사의 안정이 우선이기 때문에 사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외부의 간섭보다는 회사의 자리를 잡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아직까지는 기업 공개를 신중히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 기업을 공개해 주주들이 투자 이익을 회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는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이를 통해 임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 안상근 사장의 경영 철학이다.

그러나 회사의 실적만 보면 코스닥 입성 얘기가 나올 만도 하다. 파인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의 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인원은 설립 자본금 5천만원으로 시작했으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해 현재는 자본금이 2억원으로 늘었다. 현재는 1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공개가 목적이 아니라 코스닥이나 나스닥에서 먼저 오라고 손짓할 정도로 훌륭한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안 사장은 강조했다.

◆ "세상 모든 단말기에 파인원의 숨결을"…안상근 사장

이 구호는 안상근 사장이 처음 회사를 창업할 때 내걸은 기치다. '소나무 한그루'라는 뜻의 회사명 '파인원(Pineone)'도 안사장이 직접 지었다. 개발자 특유의 순수함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 사장은 "앞으로 10년안에 마이크로소프트(MS)를 누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파인원의 경쟁자는 국내 무선플래폼 업체가 아니라 MS(윈도모바일)나 노키아(심비안), 퀄컴(브루)이라는 것이다.

안 사장이 경쟁자로 꼽은 세 업체의 특징은 모두 모바일 단말기에 탑재되는 플랫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심비안과 윈도모바일은 세계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퀄컴은 CDMA 휴대폰의 플랫폼을 독점하고 있는 업체다.

세계적인 휴대폰 강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는 아직 플랫폼 부문에서만큼은 약체다. 국내 무선플랫폼 표준인 위피가 있지만 해외 진출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진정한 이동통신과 휴대폰의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특히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안 사장의 주장이다.

"PC 시장의 주도권은 이미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왔습니다. MS가 PC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죠. 휴대폰도 곧 그렇게 될 것입니다. 파인원은 그런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파인원은 해외 진출을 위한 독자적인 단말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로열티를 받을 정도로 사업 환경이 무르익지 않았지만 기술력만 인정받는다면 해외에서는 충분히 로열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나 모바일 주문형비디오(VOD) 등의 단품 솔루션을 개발하고, 향후 이를 패키징해서 제공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연간 8억대의 휴대폰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 대에 1 달러의 로열티를 받는다고 할 경우 8억 달러의 매출이 발생하겠죠.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强小기업 열전] (8)파인원커뮤니케이션즈…"세계적인 단말 플랫폼 업체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