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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이 곧 천심'…물 흐르듯 '박찬대'로 정리된 원대 선거


김민석·김성환·서영교·박주민 등 모두 불출마
'명심' 박찬대, 사실상 '단독 추대' 가능성
당 내 "'이재명 체제' 더 강화 됐다는 방증"
박지원 "집권 위해 다양한 목소리·바른말 나와야"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던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명심'(明心)으로 정리된 모양새다. 22대 국회에서 171명의 국회의원을 이끌 원내대표인 만큼 다수 후보가 난립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물밑 교통정리에 반발 없이 후보군이 압축되면서다. '이재명 체제'가 4·10 총선을 기점으로 더욱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최고위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최고위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원내대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26일 오전 11시까지 후보 등록을 받는다. 선거는 다음 달 3일 진행되지만, 출마를 선언했던 후보들이 등록 전 모두 철회하면서 사실상 박찬대 의원 '단독 추대' 수순이다.

당초 출마가 유력했던 김민석·김성환·서영교·한병도 의원 등이 불출마를 결정했고, 막판까지 고민하던 박주민 의원까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불출마 배경에 대해 "21대 국회 마지막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맡은 바 임무인 해병대원 사망사건 특검법,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이태원 특별법 통과 등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로써 원내대표 후보는 지난 21일 출마를 공식화 한 박 의원 한 명만 남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다른 후보도 보이지 않는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51분 원내대표 후보 등록서류를 접수했다. 그는 "실천하는 개혁국회, 행동하는 민주당, 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시 다진다"며 "총선에서 보여주신 국민의 명령에 실적과 성과로 화답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 출마의 변을 밝혔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당초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후보 등록은 늦으면 내일(26일) 오전에 대리인을 통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소위 '명심'을 등에 업었다는 평가가 나온 탓에 관심이 집중되자 첫날 등록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눈치였다. 실제 이 관계자는 '단독 추대를 부담으로 느끼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다른 분들한테 나오라고 하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다"며 "정리한 것도 전혀 아닌데, 괜히 시그널이 안 좋게 보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 측이 이목 집중을 경계하는 것은 '명심'과 무관치 않다. '친명'(친이재명)계 박 의원이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진 직후, 후보군들은 큰 반항 없이 불출마를 확정했다. 특히 서 의원의 경우 당초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자신과 박 의원이 당 최고위원인 상황에서 두 명 모두 직을 사퇴하고 원내대표에 출마하는 것은 당에 부담이라는 이유로 돌연 출마 계획을 철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박 의원 출마 선언 이후, 유력 후보자들이 당에 헌신하겠다는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하자 결국 친명계 내에서 박 의원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다 보니, 당내에선 이 대표의 의중에 따라 특정 인사가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원 당선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 당선자들, 당선자 대회도 안 해봤다"며 "원내대표 선거에 나온 사람이 코가 앞에 붙었는지 뒤에 붙었는지도 모르고 이걸 한다는 것은 무리 아니냐"고 했다. 또한 "이렇게 당이 흘러가도 아무 소리 못 하는, 아무 소리 안 하는 이건 아니라는 거다. 집권을 위해서는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 바른말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이번 이 대표의 의중 논란은 결국 '이재명 체제'가 더욱 강화됐다는 방증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과반 의석을 재연했고, 명실상부 야권의 '대권 잠룡'으로 존재감을 재확인 했다. 그뿐만 아니라,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가 대규모로 컷오프(공천배제)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당내 계파는 '친명'으로 통합됐다고 평가된다. 그러다 보니, 박 의원이 '명심'을 등에 업었다고 관측되자 다수 후보들은 도전장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 당 관계자는 "소위 '명심'이라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된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성공적인 성과를 낸 총선 당내 선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대표의 의중을 살피는 것 아닌가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당내 비주류를 최소 20% 정도 남겨놓고 공천한 상황에서 후보군이 될 수 있는 인사의 여지를 완전히 제거했다는 점에선 일반적인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더욱이 원내대표 선거는 철저하게 '이재명 체제'에서 살아남은 인사들이 들어오는 것이라, 다른 여지는 더욱 없다"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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