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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악재는 없다"…바닥 다진 화장품업계


1분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 23억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
아모레·LG생건, 지난해 기업인수로 글로벌 성장 기대↑
애경, 중국 비롯 글로벌 시장서 고른 성장…현지화에 주력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이하면서 국내 뷰티 업계가 올해는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뷰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브랜드도 글로벌 색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뷰티 업계는 이제 더 이상의 악재는 없을 것으로 예상, 올해는 성장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하며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이 수출된 국가 역시 총 175개국으로 역대 최다였다.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출국이지만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2021년 53%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32.7%로 줄었고 올해 1~3월엔 26.6%로 감소했다. 화장품 업계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일본, 동남아 시장 등으로 진출을 늘리는 이유다.

일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행사 내부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일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행사 내부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글로벌 주력 시장인 미주와, 유럽·중동(EMEA), 일본 등에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지난해 현지화 기준으로 매출이 약 30% 증가했다.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진행한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에는 이니스프리, 에뛰드, 라네즈, 에스쁘아, 에스트라, 헤라, 프리메라, 비레디, 롱테이크 등 총 11개 브랜드가 모였는데 예약 페이지 오픈 2일 만에 방문 예약이 모두 완료됐다.

미주 지역에선 지난해 전년 대비 58%의 매출 증가를 이뤘다. 라네즈와 설화수, 이니스프리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EMEA 지역에선 진출한 모든 브랜드가 성장하며 전체 매출이 62%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고성장하고 있는 코스알엑스를 인수함에 따라 올해 글로벌 사업 성장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알엑스는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 개 국가에 진출했는데 해외 매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시장에서 헤라를 럭셔리 색조 브랜드로 포지셔징하고 있다. 헤라는 국내에서 7년 연속 쿠션 시장 1위를 하기도 했는데, 지난해 9월 일본에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을 넘어 '럭셔리 서울 뷰티'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LG생활건강의 '더후 천기단 아트 페어 인 상하이' 행사장에서 중국 왕훙(인플루언서)들이 리뉴얼 된 천기단 제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LG생활건강의 '더후 천기단 아트 페어 인 상하이' 행사장에서 중국 왕훙(인플루언서)들이 리뉴얼 된 천기단 제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이후 일본에서 K-뷰티 선호 트렌드가 두드러짐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VDL, 글린트, 프레시안 등 다양한 색조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VDL의 경우 지난해 9월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뷰티 유튜버 '회사원J'와 협업해 일본 전용 제품 '퍼펙팅 실키핏 커버 쿠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VDL 일본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2% 성장했다. VDL은 일본 오프라인 매장에서 입점 요청이 쇄도하면서 일본 버라이어티숍 등으로도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일본 뷰티 시장에서 MZ 고객에게 인지도가 높은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힌스의 모회사인 비바웨이브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일본 직영점인 '힌스 루미네이스트 신주쿠', '힌스 아오야', '이세탄(伊勢丹) 백화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타 브랜드와 대비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경기 불황 장기화와 자국 브랜드 소비 운동으로 여전히 수입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백화점 매장을 정리하며 사업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더후' 마케팅 활동도 늘리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광군제 기간 틱톡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브랜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의 LG생활건강 매출은 10.9% 신장했다. 그동안 북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해온 빌리프와 더페이스샵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MZ 소비자를 위해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고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에이지투웨니스 신제품 설명 세미나 현장. [사진=애경산업]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에이지투웨니스 신제품 설명 세미나 현장. [사진=애경산업]

애경산업의 지난해 화장품 글로벌 사업은 2022년 대비 약 14% 성장했다.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제품 출시, 현지 모델 발탁 등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채널 확장 등을 통해 사업 성장성을 강화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K-뷰티 열풍이 사그라든 상황 속에서도 온라인 채널 성장 등을 통해 실적 호조세가 지속됐으며, 중국 외 국가에서도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했다.

올해도 글로벌 성장 행보를 이어간다. 에이지투웨니스는 지난 2월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해 현지 인기 남성 배우인 진철원을 모델로 발탁했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위해 럭셔리 라인 신제품도 출시했다.

일본에서는 이달 초 에이지투웨니스의 스테디셀러인 '에센스 팩트'의 현지화 제품을 출시하고 제품 설명 세미나를 진행했다.

브랜드 루나는 지난 2월 걸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사쿠라를 브랜드의 새 모델로 발탁했으며, 현지 마케팅을 통해 일본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루나는 2021년 큐텐 재팬 등 일본 온라인 플랫폼 진출을 시작으로, 2022년 11월 오프라인 채널인 로프트, 프라자 등에 진출하며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 진출 당시 650여 개 매장 입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3800여 개 매장까지 확장했다.

베트남에서도 에이지투웨니스를 주력 브랜드로 밀고 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지난해 8월 뷰티∙패션∙방송 등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지 인기 모델 투이 티엔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지난 3월에는 투이 티엔과 베트남 주요 기념일 중 하나인 여성의 날을 기념해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며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나섰다.

중소 뷰티 브랜드의 성장세도 무섭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뷰티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1분기 화장품 수출액 중 중소기업 비중은 60%가 넘는다. 일본에서 인기인 롬앤의 운영사 아이패밀리에스씨의 경우, 지난해 해외 매출은 436억원으로 전년 대비 53.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내수 시장은 과거부터 포화상태라 기업들은 글로벌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일본의 경우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이 강했는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지속 증가하며 중소 인디 브랜드들도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등 화장품주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큰 형님 격인 회사들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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