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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꿈꾸던 대학생·40대 가장…9명 살리고 하늘로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소방관을 꿈꾸던 새내기 대학생과 아들을 홀로 키우던 40대 가장이 뇌사 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총 9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강진식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강진식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1일 강진식(19)씨가 전남대병원에서 가족의 기증 동의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5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 환자의 회복을 돕고 숨졌다고 15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19일 하굣길에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져 외상성 경막하 출혈로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고인은 올해 호남대학교 소방행정학과에 입학해 소방관의 꿈을 키워왔다.

가족들은 고인이 삶의 끝에 다른 사람을 살리고, 몸의 일부라도 다른 사람의 몸 속에 살아 숨 쉬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전북 군산에서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고인은 편의점과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번 용돈으로 주변인을 잘 챙겼고, 운동을 좋아해 배드민턴 동아리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형 강윤식 씨는 “어릴 적 다투던 추억들이 더 그립다"면서 "따뜻한 얼굴이나 모습들이 너무 생각난다. 너의 밝은 모습을 닮아 나도 행복하게 잘 지낼 테니 하늘에서 내려봐 달라”고 말했다.

어머니 강수지 씨는 “세상에서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네가 살아있다는 것을 믿고 싶어서 기증을 결정했다"면서 "하늘나라에서 보자. 사랑해"라고 전했다.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린 김경모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린 김경모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편 지난 17일 뇌내출혈로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던 김경모(43)씨 역시 같은 달 19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간장, 신장, 심장, 폐장을 4명의 환자에게 기증했다.

김씨는 8살 아들을 홀로 키우며 그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고 한다. 주말엔 어머니와 함께 교회를 다니며 성실하게 살던 배달기사였다고 한다.

김씨의 누나는 “열심히 살던 동생이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나 황망하다”며 “조카는 ‘아빠가 천국에 갔다’고 알고 있다. 새 생명을 주고 떠난 만큼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효순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 직무 대행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면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생명나눔을 연결하는 다리의 역할로 기증자의 숭고한 나눔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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