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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국민 이길 수 없어, 떠나면 정말 '의새'될 것"…사직 반대 교수의 호소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25일 무더기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가운데 한 의대 교수가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사직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기고문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이미정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전날 의료 전문 매체 '청년의사'에 '사직을 망설이는 L 교수의 답장'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의과대학 교수들이 25일 무더기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가운데 한 의대 교수가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사직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기고문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로 지난 14일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과대학 교수들이 25일 무더기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가운데 한 의대 교수가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사직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기고문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로 지난 14일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지난 20일 해당 대학 교수비대위 총회에서 "항암 치료 중인 소아암 환자들이 있다. 사직서 제출은 못 할 것 같다"며 사직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교수는 기고문에서도 "아픈 환자를 버려두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 우리는 국민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지는 것이다. 게다가 더 나쁜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지게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이 그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되지 않는 특별한 상황 외에는 1년의 업무를 완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생과 전공의들은 나름대로 고민하여 3월에 새로운 업무를 맡기 전에 사직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의과대학 교수들이 25일 무더기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가운데 한 의대 교수가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사직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기고문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로 지난 달 8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 의사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의과대학 교수들이 25일 무더기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가운데 한 의대 교수가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사직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기고문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로 지난 달 8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 의사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어 "저도 그런 사직의 도리를 다 하고 사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올 초, 2024년 1년의 업무를 완료하겠다는 묵시적 동의하에 병원과 학교 업무를 시작했고,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내년 2월까지는 업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학생 휴학과 전공의의 사직이 천재지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교수들 집단 사직에 대해서도 "실제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쇼'라고 생각하고 저는 그런 '쇼'를 하고 싶지 않다"고 꼬집으며 "정말 병원과 학교를 떠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병원을 떠나실 수 없을 것이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환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런 '쇼'를 한다면 국민들은 '의사 새X들이 우리를 버리더니 이제는 의사 새X 부모들도 우리를 버리는구나'라고 욕을 더 할 것이다. 맞다. 정부는 의사 새X를 이길 수 없을지 모르지만, 의사 새X들은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의과대학 교수들이 25일 무더기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가운데 한 의대 교수가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사직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기고문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로 지난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중인 의사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의과대학 교수들이 25일 무더기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가운데 한 의대 교수가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사직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기고문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로 지난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중인 의사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현재 진행되는 의사들의 파업에 대해서는 "절대 '잘못된 일'이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상식적인 정부라면 그런 상황이 되기 전 우리 의견을 정책에 반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공의들이 떠난 병원을 지키며 필수 의료를 제공하는 의사가 우리 교수들이다. 우리마저 사직하면 정말로 '의료 대란'이 일어날 것이고 변명의 여지없이 '의사'가 정말 '의새'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전공의, 학생들이 떠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들의 눈빛에서 '바로 잡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심을 봤다. 저는 그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기에 지금 사직서를 제출할 수 없다"며 말을 맺었다.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에서 열린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에서 열린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대학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정원 배분으로 촉발된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 누적된 피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주52 시간 근무, 중환자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외래진료 축소는 금일부터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집단행동 돌입을 예고했다.

전의교협은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지고 의대 정원 증대, 이탈 전공의 처벌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기존의 집단행동을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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