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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CEO 5명 중 4명이 연임 실패 "정권 바뀔 때마다 날벼락" [IT돋보기]


구현모·이용경은 연임 포기, 남중수·이석채는 연임 중 낙마, 황창규만 연임 성공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연임을 노리던 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CEO 경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주주가치 훼손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KT측의 설명이지만 정치적 외풍(外風)에 백기를 든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로써 KT가 민영화된 이후 재직한 5명의 CEO 중 4명이 연임에 실패하거나 연임 중 낙마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4명 모두 정권이 바뀌면서 발목이 잡혔다. 정치적 외풍으로 얼룩진 KT CEO 수난사를 살펴봤다.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2002년 5월 KT가 민영화된 이후 CEO를 역임한 이는 구 대표를 포함해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5명이다. 연임 실패는 민영화 초대 대표였던 이용경 전 사장부터 시작됐다. 이 전 사장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의사를 밝혔으나 2005년 6월16일 CEO 후보 신청을 돌연 철회했다. "민영화 초대 사장으로 전통을 만들겠다"며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던 점과 달리 공모 과정에서 발을 뺀 것이다.

이 전 사장은 취임 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며 정권이 바뀌었다. 당시에도 정치권 개입설이 떠돌았으나 다행히 첫 임기를 채웠다. 하지만 단임으로 끝났다.

◆ 남중수 전 사장과 이석채 전 회장은 연임 중 낙마

이 전 사장에 이어 CEO에 오른 남중수 전 사장은 1982년 한국통신에 입사한 이후 KTF 사장 등을 거쳐 2005년 8월 KT 사장에 취임했다. 2008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노렸던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발목이 잡혔다.

그는 2008년 2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성공하며 2011년 2월말까지 사장직을 이어가게 됐다. KT 민영화 이후 첫 연임 사장으로 기록된 것이다. 그러나 임기 중간인 2008년 11월 납품비리 의혹·뇌물죄로 구속 수감되면서 결국 KT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2009년 1월 취임한 이석채 전 회장은 KT와 KTF 합병 등 굵직한 승부수를 띄우며 일찌감치 연임을 염두에 두는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2012년 3월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2015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인사라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설에 시달렸고 2013년 11월 검찰의 압수수색 끝에 사퇴 선언 수순을 밟았다.

2014년 1월 대표로 선임된 황창규 전 회장은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케이스다. 2017년 3월 주총에서 회장 선임의 건이 원안대로 가결되면서 2020년 3월까지 KT를 이끌었다. 물론 그도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국회의원들에게 '상품권 깡' 후원을 한 혐의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긴 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사진 왼쪽부터 이석채 전 KT 회장, 황창규 전 KT 회장 [사진=아이뉴스DB]
사진 왼쪽부터 이석채 전 KT 회장, 황창규 전 KT 회장 [사진=아이뉴스DB]

◆ 구현모 대표는 이용경 전 사장처럼 연임 전 자진사퇴

전임 KT CEO 수난사는 구현모 KT 대표로 이어졌다. 구 대표도 연임 의지가 강했지만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교체설'이 나돈 끝에 완주하는 데 실패했다. 굳이 따지면, 구 대표는 연임을 하다가 낙마한 남중수 전 사장이나 이석채 전 회장과는 달리 연임 도전에 포기한 이용경 전 사장과 같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교체되는 KT의 수난사는 막장 드라마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정치적 외풍은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 자명하다는 점에서 이 불행의 고리를 어떻게든 끊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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