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코스닥 상장 이후 상반기 실적 '최대'

[아이뉴스24 성지은 기자] 안랩이 2001년 코스닥 상장 이후 올 상반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백신 등 엔드포인트 보안제품으로 사업을 시작한 회사는 네트워크 보안, 관제·컨설팅 등 보안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면서 실적을 개선했다.

보안 수요는 통상 3·4분기에 집중되는 만큼 하반기 실적까지 고려해야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랩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어난 776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7% 증가한 69억원, 당기순이익은 64.6% 개선된 93억원을 올렸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엔드포인트플랫폼(EP)·네트워크(NW)·서비스 등 각 사업부별 실적 성장에 따른 결과다.

안랩 측은 "각 사업부별 제품과 서비스의 고른 성장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며 "특히 특수목적 시스템 전용 솔루션 '안랩 EPS', 지능형지속위협대응(APT) 대응 솔루션 '안랩 MDS', 차세대 방화벽 '안랩 트러스가드' 제품군 등의 판매 증가와 보안 관제·컨설팅 매출 상승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안랩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법인(안랩 재팬·안랩 차이나) 등을 통한 해외 매출은 22억원,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개선된 수준이나, 여전히 해외 매출 비중이 상반기 기준 매출의 2.8%, 영업이익의 4.3%에 불과하다. 최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관련 사업 확대는 여전히 숙제인 셈이다.

엔드포인트 위협 탐지·대응(EDR) 솔루션 등 신제품 매출을 확대하고, V3 백신 위주의 솔루션 사업이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 노력도 필요하다.

안랩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안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백신 'V3',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안랩 프라이버시 매니지먼트', 패치 관리 솔루션 '안랩 패치 매니지먼트', 취약점 점검 솔루션 '안랩 내PC 지키미', EDR 솔루션 '안랩 EDR' 등 개별 솔루션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 단일 프로그램에서 여러 보안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것.

그러나 EPP 전략의 핵심인 EDR 시장은 아직 개화 전으로, 시장 확대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시만텍, 파이어아이, 카본블랙 등 글로벌 기업과 EDR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한 시장 선점도 중요하다.

IT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EDR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45.3% 성장, 총 15억달러(1조6천억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신설한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것도 관건.

안랩은 올해 신임 CTO로 이호웅 상무를 선임하고, CTO 부문 하에 기술연구소와 신성장기획 관련 부서를 둬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블록체인·사물인터넷(IoT) 등을 중심에 두고 미래 신기술 사업을 개발 중으로 알려졌다.

안랩은 지난 2013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1천373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39억원, 2.8% 그쳐 실속 없는 성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까지 두 자릿수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다 지난 2016년부터 반등, 지난해 11%까지 끌어올렸다.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8.9% 수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이어가려면 하반기 수익성 제고 등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안랩 관계자는 신사업 진행과 관련 "4월 분당서울대병원과 '디지털헬스케어연구업무협력' MOU 이후 연구 협력 중"이라며 "다만 (현 단계에서) 시제품이나 출시 부분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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