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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發 물가인상 예고…"지갑 열기 두렵다"


무더위 여파에 공급량 저하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우유 가격도 들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수·축산물 가격이 직격탄을 맞았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져 채소와 과일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데다 소·돼지 등 가축과 양식어류까지 집단 폐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음달 1일부터 원유(原乳) 수매 가격도 인상돼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 따르면 무·배추·풋고추 등 날씨에 민감한 채소류 가격이 최근 일주일 사이에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는 중품 기준 한 포기당 가격이 일주일 전보다 18% 인상됐고, 폭염이 시작되기 전인 한 달 전에 비해 63%가 뛰었다. 평년과 비교했을 때도 29%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무 한 개당 가격도 한 달 전에 비해 14% 인상됐다. 평년보다는 18%, 지난주보다는 11% 올라 현재 개당 2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폭염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깻잎·시금치·상추 등의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시금치와 깻잎은 한 달 전보다 각각 120%, 39% 가격이 상승했고, 적상추 역시 4kg 도매가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114%나 폭등했다. 청상추 역시 하루새 약 8% 가량 급등하는 등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또 풋고추·열무·오이·당근 등 주요 채소 가격도 한 달 전보다 각각 91%, 54.4%, 27.7%, 11.3%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2016년에도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배추 등 채소 가격이 추석연휴를 앞둔 9월까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며 "올해는 폭염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농산물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이 전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곡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전 세계가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면서 밀 생산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밀 생산량은 1.7% 감소하는 반면, 소비량은 1.1%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올 하반기에 밀 가격이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물 부족과 폭염 등의 영향으로 가축과 어패류도 생육 환경이 좋지 못해 집단폐사가 이어지며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 수는 총 217만7천 마리로, 8일 전보다 138만여 마리가 더 폐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80만8천 마리에 비해 20%나 증가한 수치다. 축종별로는 닭이 204만2천 마리로 가장 많이 폐사했고, 오리 10만5천 마리, 메추리 2만1천 마리, 돼지 9천 마리, 소 1천 마리도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죽었다.

수산물 역시 식을 줄 모르는 폭염의 기세에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집단 폐사 사례가 속속 발생하고 있어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남에서는 돌돔 8만 마리가 죽었다.

업계 관계자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정도가 가장 높은 분야로,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물가를 조절하기 쉽지 않아 폭염이 계속되면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에는 농수축산물 외에 원유 가격도 인상돼 이 여파로 가공식품들의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낙농진흥회는 최근 이사회에서 원유 수매 가격을 1리터당 4원 인상한 926원으로 최종 결정하고, 다음달부터 적용키로 했다. 낙농업계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계속 오르기만 하는 생산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원유 가격은 지난 2년간 동결됐다.

이에 따라 유업계와 우유를 원재료로 쓰고 있는 유제품 업체들은 제품 판매 가격 인상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우유 가격이 최소 30원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유가격이 오르면 우유가 들어가는 유제품과 빵, 과자, 커피 등이 줄줄이 오르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유업체들은 저출산 등의 여파로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재고가 쌓여 할인 판매에 나선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소폭 올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중 무역갈등, 고용부진, 국제유가 상승 등 대내외 악재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된 데다 공공요금 인상 움직임에 폭염 여파로 밥상물가까지 들썩이면서 하반기에는 서민들이 지갑을 더 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현재 시급하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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