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렵다"···갈 길 먼 은행권 주 52시간 근무제

기업은행 제외 움직임 없어···내년 의무 시행 전까지 대책 마련 고심


[아이뉴스24 김지수 기자] 은행권의 주 52시간 근무제 연내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가운데 내년 7월까지 도입이 유예된 시중은행들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앞장 설 것으로 보였지만 유연근무제 확대를 택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5월부터 시간 외 근무가 주 12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PC-OFF제 등을 시범 운용해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경우 유예 기간이 있는 만큼 내년에 맞춰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유연근무제 확대 등 탄력적인 근무 시간 운용을 통해 주중 근무 시간을 52시간 내에 맞추기 위해 은행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의 경우 부산은행이 지난달부터 퇴근 시간을 오후 6시로 못 박았다. 6시 이후에는 PC가 자동으로 종료되고 사무실 전원도 차단한다. 오전과 오후 각 1회씩 집중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당초 금융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은 내년 7월부터였다. 하지만 김영주 노동부 장관이 지난 4월 은행연합회를 방문해 "조속히 노동시간 단축을 현장에 안착시켜 다른 업종에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며 은행들은 부랴부랴 준비에 돌입했다.

시중은행들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해 태스크포스(TF) 등을 꾸렸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사 간 의견차 및 근로시간 단축이 어려운 특수 업종들에 대한 보완책 마련으로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노사의 산별교섭이 결렬되면서 근로시간 단축 조기도입 논의도 사실상 중단됐다. 사용자협의회 측은 본점의 전산, 인사, 기획 등 특수 직무에 대한 예외 인정을, 노조 측은 전면 도입이 되지 않을 시 반쪽짜리 제도가 된다며 맞서고 있다. 현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이 들어간 상태다. 산별교섭 결과가 나온 이후에야 도입 시기가 구체화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개별 은행 차원의 준비가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의무 시행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서두를 필요도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개별은행으로선 올해 안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는데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노동부가 홍보, 전산 등 특수 직무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은 채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유예 기간이 있다고는 하지만 별다른 가이드라인은 제시하지 않고 은행에만 일을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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