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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환율에 발목잡힌 석유화학社…슈퍼호황 종료되나


증권사, 석유화학社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일제히 하향 조정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지난해 사상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강세 등의 이유로 성장세가 꺾일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석유화학의 모멘텀이 시들해졌다면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보다 저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유가가 상승세를 그리면서 NCC(나프타분해설비)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사는 나프타를 원재료로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의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나프타는 원유를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유가가 상승하면 나프타 가격이 높아지면서 원가도 상승한다. 제품에 원가 상승분을 전가할 수 있지만, ECC(에탄분해설비) 대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50달러대에 머물던 국제유가는 현재 중동 정정불안 등 원인으로 7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이란의 핵 협정 파기 등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유가를 추가 상승시킬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 한국은행을 비롯해 다양한 분석기관에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10% 떨어지면 석유화학 수출은 13.8%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석유정유체발 증설이 이어지면서 이익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저조하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매출액 6조5천536억원, 영업이익 6천508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8.3% 감소한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매출액 4조1천232억원, 영업이익 6천6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8.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15.3% 감소한 5천432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중순 실적발표가 예정된 한화케미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3천141억원, 영업이익 1천83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 감소한 수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및 업스트림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에 따라 늘어난 원재료 부담을 전가하는 능력이 사실상 약화됐다"면서 롯데케미칼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한 6천508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 7110억원을 8% 하회했다"며 "2분기에도 이익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히며 목표주가를 기존의 47만원에서 44만원으로 낮췄다.

다만 이같은 대외적 악재 역시 '슈퍼사이클'을 막지는 못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환율 등의 외부변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배터리 시장을 비롯해 이미 수익구조가 다각화된 상태"라며 "화학업종 역시 슈퍼호황 사이클은 2020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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