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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KCTV 제주방송 찾아가보니 "이래서 지역채널"


지방분권화 위한 의무 충실, 지역주민 알권리 보장 노력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유료방송 태동부터 역사를 함께하며, 경쟁이 심화될 때 안주하지 않고 투자하며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해온 지역의 중소기업이다."

지난 13일 제주 연동 한국케이블TV(KCTV) 제주방송 본사를 찾은 기자들에게 공대인 KCTV 제주방송 전무는 이같이 힘줘 말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본사 건물 위로 방송사임을 확인해주듯 복잡하게 엮인 안테나들이 높게 솟아 있다. 측면에는 주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채널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은 표준어가 아닌 제주도 방언이 쓰여있어 다소 생경하게 느껴진다.

KCTV 제주방송은 지난 1995년 5월 1일 개국했다. 지금의 신사옥은 지난 2005년 4월 이전했다. 이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 초고속 인터넷 및 전화 도입, 영상보안 서비스 제공, 양방향 정보채널 운용, 알뜰폰 도입 등을 통해 지역 미디어의 역할에 매진했다.

현재 모든 직원은 100% 정규직으로, 외국어 방송을 위한 소수 인원만 계약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체 약 28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를 통해 청년진화 강소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공 전무는 "정부에서 지역채널의 존재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반론을 제기하고 싶다"며, "제주방송은 공공, 책임, 공존, 견제 장치로써 균형 발전하기 위해 중앙을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여기에 지역채널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채널로써 제주방송의 강점은 편성제작실에서 충분히 경험해볼 수 있다. 제주방송의 지역채널은 7번으로 배정했다. 지상파가 속해있는 골든번호다. SBS는 6번, MBC가 8번에 배정됐다. 지상파 중간중간 홈쇼핑 채널이 속해있는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공 전무는 "보통 지역채널인 7번은 시청률 2위와 4위를 오가지만, 선거방송 시에는 1-2위를 다툴 정도로 시청률이 높다"라며,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80% 수준이며, 아침7시와 저녁7시 메인뉴스인 뉴스7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채널로 빛을 발할 때는 선거방송과 재난방송 등을 꼽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제주방송은 도의회를 생중계한다. 도의원뿐만 아니라 각각의 의원들이 어떤 캐리어를 가지고 활동하는지 주민에서 상세히 알려준다.

지방선거에 돌입하면 전담팀이 꾸려진다. 제주일보와 제주의소리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대담 프로그램을 만드는가하면, 개표방송 시스템 개발에도 매진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실시간으로 개표 상황 데이터를 제공받는 첨단 개표방송 시스템 구축도 마쳤다.

이를 통해 제주방송은 제주 전력 43개 읍면동의 득표율을 보여준다. 지역정서와 행정계층 구조까지 반영한다. 타입랩스와 드론촬영도 운영된다. 각 선거구별 후보 캠프 6곳 이상을 광케이블과 LTE 카메라로 연결해 도지사, 교육감 후보, 31개 도의원들의 표정과 당선 소감을 주민에게 전달한다.

재난방송도 지역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공 전무는 "지난 경주 지진때 CJ헬로가 열심히 재난방송을 했고, 중앙에서도 경주 지진을 알리는게 노력했다"라며, "제주방송의 경우에는 제주에 있는 주민들이 경주지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제주방송은 경주 지진 40분후 2시간 라이브 방송을 편성하고, 경주 지진의 상황 등을 전달하면서 제주가 이번 지진에 대해 안전한 상태며, 도피 필요성이 없다고 주민을 안심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 12일 KCTA쇼 2018에서도 제주방송은 현장에서 부산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열기구 추락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제주 주민에게 열기구 추락사고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제주방송 현장 직원을 목격하기도 했다.

제주방송은 지역채널에 더해 직접사용채널인 20번을 보유하고 있다. 20번은 제주 생활밀착형 양방향 채널이다. 이 곳에서는 날씨와 항공편뿐만 아니라 부고와 결혼 소식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중고차 매물도 검색할 수 있다.

현장 관계자는 "채널 20번은 평소 시청률 40위에 머물지만 태풍이나 재해가 발생하면 곧장 1위에 올라가기도 한다"라며, "제주 주민들은 부고를 보기 위해 신문을 펼쳐보기도 하는데, 이런 분들이 채널 20번으로 관련 내용들을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제주방송은 표준어뿐만 아니라 제주방언을 그대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해 운영 중이다. 공 전무는 "방송은 표준어를 사용하고 은어를 쓰면 안되지만 제주어를 창달하고 보존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당 프로그램들을 편성하고 있으며, 인기도 높다"고 말했다. 현수막들도 방언을 그대로 살린 문구들을 사용한다.

지역상생에도 공들이고 있다. 과거 메르스 사태때 제주도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숙박업계가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제주방송은 숙박업체들을 대상으로 50% 사용료를 감경했다. 당시 제주방송은 기회비용으로 2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AS와 설치, 선로보수, 콜센터 등을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고 100% 정규직으로 꾸렸다. 직영체계를 유지하다보니 민원도 거의 없다. 2013년에는 별도 어린이집을 마련해 직원들의 보육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제주방송은 실제로 지난해 방통위에 접수된 민원이 단 1건뿐이다.

한편, 제주방송은 다문화지원을 위해 베트남 국영방송 등 동남아 현지 방송들과 협약을 맺고 도내 해당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매년 다문화 가정 고향방문 프로그램과 고려사이버대학교와 온라인 교육도 진행한다. 관광객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 뉴스도 방송한다.

제주=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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