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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문화를 바꾸자-중] 게시판 관리자들 "하루종일 욕설 세례"


 

'매일 올라오는 글의 절반 가량은 삭제됩니다."

야후코리아(www.yahoo.co.kr) 뉴스팀 게시판 담당자 김미희 대리의 말이다. 김 대리는 "1분에도 수십개의 게시물이 올라오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그냥 지나칠 수가 있다"며 "급할 때는 뉴스 편집인력들도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후코리아가 제공하는 뉴스 하단에는 '나도 한마디' 코너가 있다. '나도 한마디' 코너는 각 기사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다. 또 '네티즌 세상'에는 그때 그때의 이슈에 대한 토론방을 개설해 놓고 있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들은 하루 평균 6천여건. 이 중 절반은 '삭제대상'이다. 야후코리아는 뉴스 게시판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로 5명을 채용했다. 뉴스 에디터들도 틈틈이 게시판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모니터링 인력과는 별도로 게시판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 사이트에 분산돼 올라오는 게시물과 답글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비방글이나 욕설, 광고성글, 음란물 등은 바로 삭제조치한다. 글을 삭제할 때는 게시자에게 경고 메일을 보내게 된다. 경고 메일을 3번 받으면 자동으로 글쓰기가 제한된다.

김 대리는 "정치 토론장이나 연예 기사 밑에는 직관적인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 집중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 게시판 관리자들은 욕에 정통하다?

게시판 관리자들에게는 남모를 애로사항이 있다. 하루 종일 욕을 듣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는 최지현씨 역시 비슷한 경우다.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요즘 유행하는 욕들에 정통하다.

디시인사이드는 직원들이 2명씩 조를 짜서 2시간씩 게시판을 관리한다. 엄청나게 많은 게시물들을 처리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당번을 정한 것이다. 당번들은 두시간 동안 눈에 불을 켜고 혹시 음란물은 없는지, 욕설은 없는지 찾는다.

최지현 씨는 "어쩔 수 없이 포르노 사진도 봐야 하고 게시물중에서 욕만 찾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미혼 여성의 경우 게시판 관리는 곤혹스러운 일이다.

디지털카메라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이 사이트에서 게시판이 가장 활성화된 곳은 합성 사진 갤러리와 여자친구 갤러리. 특히 악의적인 댓글이 많이 달리는 곳이 여자친구 갤러리다. 이곳에 올라오는 글들의 절반 가량은 삭제 대상이라고 한다.

삭제의 기준은 각 게시판의 주제와 맞지 않는 것, 음란사진, 혐오스러운 내용, 다른 사람을 찍은 사진, 광고, 욕설, 반복해서 올라오는 글 등이다. 하지만 모든 글들을 일일이 다 볼 수는 없다. '눈깜짝할 사이'에 한 페이지가 넘는 게시물이 쌓이기 때문.

디시인사이드는 악의적인 글을 자주 올리는 이른바 '악성 리플러'는 IP를 차단한다. 직원들만 볼 수 있는 게시판을 별도로 마련해 차단한 IP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 게시물은 업그레이드, 댓글은 다운그레이드?

게시판을 관리하는 직원들은 공통적으로 '1~2년전에 비해 게시판에 올리는 글의 수준이 무척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게시물에 대한 댓글 수준은 예전과 비교해 떨어진다는 평이다.

디시인사이드의 최지현 씨는 "초기에는 사진이 올라오면 어떻게 찍었느냐, 기종은 무엇이냐는 등의 댓글이 많았는데 요즘은 좋은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없거나 악의적인 댓글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야후코리아의 김미희 대리는 "지난해 대선 이후 정치 토론장이 많이 활성화되고 논리적으로 손색이 없는 글들도 많아졌다"면서 "하지만 다른 사람이 쓴 글에 대해 일방적으로 욕을 하거나 직관적으로만 반응하는 이들도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인터넷 사용 인구 증가와 함께 사용계층도 다양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지현 씨는 "초기에는 차분한 글들이 많이 올라왔는데 사용자층이 다양해지다보니 심한 말을 하는 사람도 같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www.naver.com) 뉴스 토론장을 운영하는 박정용 팀장은 "예전에 비해 좋은 글들도 많아지고 있는데 반대로 비방이나 욕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인터넷 토론장이 활성화되면서 장단점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용 팀장은 "뉴스 토론장에는 하루에 수만 건의 글들이 올라오는데 이중 삭제되는 비방글은 10%를 넘지 않는다"며 "10명의 아르바이트 직원을 동원해 24시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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