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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정유업계, 환경규제 강화 앞두고 '잰걸음'


LNG추진선 등 고부가 선박 건조, 저유황유 생산라인 증설 등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오는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가 국제항로를 운행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관련 업계들이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새로운 시장 공략을 위해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환경규제 강화 기준을 통과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노후화된 기존 선박을 상대적으로 가스 배출이 적은 LNG추진선(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 으로 교체하거나, 선박에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를 탑재하거나, IMO의 기준에 맞춘 저유황유를 연료로 쓰는 등의 방식이다. 해운사 입장에서는 모두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하는 방식이지만,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이에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 건조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나서고 있으며, 정유업계도 기존의 벙커C유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저유황유를 양산하기 위한 시설 준비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수년 전 LNG추진선 관련 기술 개발을 거의 완료했다. 올해 들어서도 관련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울산조선소에 'LNG추진선 종합 실증설비'를 구축해 고객들이 LNG추진선 핵심설비들의 성능과 안전성을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18만톤급 광석운반선에 적용할 수 있는 고망간강 LNG 연료탱크를 포스코와 공동개발 및 설계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IMO가 지난해 공식적으로 황 함유량 관련 규제를 발표하기 전, 이미 국내 조선사들은 IMO의 최근 몇 년 간 규제 방향으로 봤을 때 LNG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미리 관련 기술을 개발해 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선업계는 당초 기대만큼 LNG추진선에 대한 발주량이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말 IMO에서 황 함유 관련 규제를 공식 발표한 점을 감안하면 생각만큼 LNG추진선의 발주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내 조선사들의 LNG추진선 수주 실적은 현대중공업그룹(6척)과 삼성중공업(2척), 대우조선해양(2척) 등 총 10척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건조 예정인 LNG추진선 상당수는 카페리 등 중·소형 선박으로 대형 LNG추진선의 경우 아직 발주량이 많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LNG추진선 발주가 제법 나올 것으로 봤는데 예상만큼 발주가 되지는 않았다"며 "실제로 삼성중공업이 지난 9월 수주한 컨테이너선도 당초 LNG추진선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가 선주 측의 요청에 의해 스크러버 탑재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는 LNG추진선의 비싼 비용 때문이다. 선주 입장에서는 당장 기존 선박을 LNG추진선으로 대체하기보다는 스크러버를 탑재하는 편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스크러버 탑재 선박에 대한 발주는 꾸준하다.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4일 폴라리스쉬핑으로부터 수주에 성공한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15척에는 스크러버, 평형수처리장치 등 친환경 설비가 탑재될 예정이다. 지난 7월 비톨사로부터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초대형LPG 운반선 2척, 지난 9월 삼성중공업이 MSC로부터 수주한 컨테이너선 6척에도 스크러버가 탑재된다.

한편 정유업계도 시설 확충을 통해 관련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지난달 31일 이사회에서 오는 2020년까지 SK 울산 콤플렉스(Complex)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일 생산량 4만배럴 규모의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신설을 결정했다. VRDS는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SK에너지는 설비 신설에 대해 IMO의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통해 고부가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구조 다각화도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내년 상반기 중 울산 온산공장에 완공 예정인 잔사유고도화·올레핀다운스트림(RUC·ODC) 시설을 토대로 저유황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5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들인 일명 'RUC&ODC' 프로젝트를 통해 에쓰오일은 황 함량 환경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30일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IMO의 황 함량 규제가 시작되면 저품질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사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고품질 석유제품설비를 갖춘 에쓰오일은 IMO 규제에도 수혜 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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