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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색깔 벗은 韓 편의점, 세계 시장 노린다


'한국형 편의점' 앞세워 CU·GS25 해외사업 확장…"경쟁력 충분"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한국형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무기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1989년 5월 국내 편의점 1호인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에서 시작된 한국 편의점 시장은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후발주자이지만 이제는 각 업체들이 혁신을 주도하며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결과 일부 업체들은 로열티를 지불하고 해외 브랜드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지'가 아닌 해외 진출을 통해 로열티 수입을 벌어들이는 '프랜차이저'로의 변신을 앞두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토종 편의점 업체인 CU와 GS25가 올 하반기에 각각 이란과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다. 1990년 보광그룹의 훼미리마트로 편의점 시장에 진출한 CU는 지난 2012년 훼미리마트 간판을 뗀 지 5년만, GS25는 1990년 LG25로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후 지난 2005년 GS25로 이름을 바꾼지 12년만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이란 유통회사인 엔텍합투자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며 가맹비로 300만 유로(약 40억원)을 받았다. 또 이란 시장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아 다른 중동 및 동남아 지역 등 신흥 국가로 진출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엔텍합투자그룹은 2020년 300여개, 2022년까지 1천여개 매장을 이란에 오픈할 예정이다.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은 첫 해외사업 무대로 동남아 대표 신흥시장인 베트남 시장을 택했다. 우선 이곳은 현지기업인 손킴그룹과 지분 30대 70 비율로 합자법인회사(조인트벤처) 설립한 후 올해 안에 조인트벤처로부터 상표권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인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호찌민 시에 GS25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 이 시장에 한국형 편의점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캄보디아, 중국 등 아시아 전역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국내 토종 브랜드인 GS25가 독자적인 운영 기법을 발전시켜 베트남의 손킴 그룹과 힘을 합쳐 해외 진출까지 하게 됐다"며 "오랜 기간 축적된 노하우와 탁월한 경쟁력을 통해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日과 결별한 CU, 5년만에 '프랜차이저'로 변신

그동안 국내 편의점 시장은 일본에서 건너온 업체들이 주도한 만큼 일본 시장과 많이 닮아 있었다. 실제로 BGF리테일은 일본기업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고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미니스톱 운영사인 한국미니스톱은 매년 일본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BGF리테일은 지난 2012년 훼미리마트와 결별을 선언한 후 독자 브랜드인 CU로 간판을 교체하며 '한국형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힘썼다. 이곳은 5년간 ▲가맹점 수익성·운영 편리성 향상 ▲상품 구성·다양한 PB(자체브랜드) 상품 개발 ▲트렌드를 반영한 입지별·지역별 점포 포맷 개발 등을 통해 한국형 편의점 모델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BGF리테일의 이 같은 결단은 훼미리마트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줄 수 있는 모험이었지만 이번 이란 진출을 이끌어 준 발판이 됐다"며 "결국 일본에 로열티를 끊은 지 5년 만에 업계 최초로 해외에서 로열티를 받는 '프랜차이저'로의 변신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韓 시장 포화…'미래 먹거리' 찾아 해외 진출

그러나 편의점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것도 있지만 국내 시장에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성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CU와 GS25가 점포 수 1만점을 넘어서면서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화됐다고 평가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편의점뿐만 아니라 헬스앤뷰티숍, 커피전문점 등 다양한 경쟁 채널이 등장해 채널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점포 수가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가맹점주와 본사의 시름이 깊다"며 "경영난으로 폐점 수가 늘어나는 최악의 상황도 올 수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하기 위해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편의점 업계는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이 이끌고 있으며 이들 업체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전국에 총 3만7천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각 업체별 점포 수는 CU가 1만1천799개, GS25가 1만1천776개, 세븐일레븐이 8천944개, 미니스톱이 2천396개, 이마트24가 2천235개다. 이 같은 증가세가 유지될 경우 오는 2020년에는 점포 수가 4만7천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점포 수가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져 지난 2011년 10조원에서 작년에는 20조4천억원으로 5년 만에 2배 증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싱글족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국내 편의점 시장 역시 일본처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포화 상태라는 지적도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일본 시장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점포 운영 노하우로 '한국형 편의점'으로 해외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은 개발도상국에 어울리는 소매채널인 만큼 앞으로 각 업체들이 편의점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중동,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진출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일본 편의점 업체들이 많이 진출해 있지만 국내 편의점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춘 만큼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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