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봄 정기세일로 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했던 백화점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에 우울해 하고 있다. 장기 불황과 정치적 이슈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고자 대규모 물량과 큰 폭의 할인을 앞세운 행사를 벌여 고객 모시기에 나섰지만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백화점들은 세일 마지막 3일을 앞두고 더 강력한 행사로 총력전을 펼쳐 매출 역신장을 막는다는 각오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봄 정기세일이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3월 30일부터 4월 12일까지 1.6% 매출 역신장을 기록했다. 반면 신세계는 지난해 말 신규점포 오픈 등의 영향으로 경쟁사와 달리 매출이 전년 대비 11.8%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철을 앞두고 가구·가전 등의 매출은 늘었지만 백화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패션 상품군의 실적이 저조했다"며 "대선을 앞두고 충성도 높은 VIP 고객도 지갑을 쉽게 열지 않으면서 소비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각 백화점들은 봄 정기세일 마지막 3일 동안 점포별로 다양한 할인 행사를 펼쳐 막판 실적 뒤집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점포별로 다양한 상품군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봄을 맞아 야외활동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한 나들이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본점에서는 총 27개 신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슈퍼 슈즈쇼'를, 전 점에서는 '에스까다', '듀퐁' 등 인기 브랜드가 참여하는 선글라스 할인 행사를 펼친다.
현대백화점은 이 기간 동안 '봄·여름 상품 특별 초대전'을 실시한다. 압구정본점 등 경인지역 9개 점포에서는 총 40여개 해외 유명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600억 규모의 신상품을 최대 20% 저렴하게 판매하는 'H-컨템포러리 페어'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판교점에서는 오는 16일까지 10층 토파즈홀에서 칼라거펠트·셀프포트레이트 등 3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컨템포러리 패션 제안전'을 열어 이월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세일 마지막 3일을 맞아 봄·여름 상품의 구매 기회를 놓친 고객들을 위한 이월상품 할인전 및 컨템포러리 행사를 진행한다"며 "특히 올 여름은 평년보다 더운 날씨가 예상돼 여성 원피스·블라우스·액세서리 등의 상품 물량을 늘린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AK플라자는 봄 정기 세일 '큰 장날' 마지막 주말을 맞아 구로본점, 수원AK타운점, 분당점, 평택점, 원주점 등 전 점에서 봄 슈즈 기획 행사를 연다. 이곳은 오는 14일부터 전 점에서 '봄을 걷다, 슈즈 페어'를 개최해 봄 구두, 운동화, 아동화, 풋 액세서리 등을 최고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지난 9일 봄 정기 세일이 끝난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백화점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남성들을 겨냥해 13일부터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 등 4개 지점에서 '멘즈 위크'를 진행한다. 1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이 행사에서는 버버리·에르메네질도 제냐·발렌티노 등 신세계백화점 독점 상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브랜드별 최대 10%의 할인 행사와 상품권 증정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봄 시즌 남성 고객들의 의류 매출 비중이 점차 늘어 올해는 37.1%까지 치솟았다. 특히 30대 남성들은 '나'를 위한 가치 소비를 추구하며 씀씀이가 커지면서 최근 5년간 평균 17%의 매출신장세를 기록했으며 올 봄에는 35.9%까지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기대선, 탄핵정국, 북핵문제, 사드보복 등이 겹치며 세일 기간임에도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대선 전에는 VIP 고객들이 정치권 분위기를 살피느라 씀씀이를 줄이는 경향이 강해 대선 이후부터 소비 심리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매출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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