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바른정당 연대에 냉랭한 까닭은?

[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대선 구도가 더불어민주당 우위로 흘러가면서 관심은 제3지대로 쏠리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바른정당의 러브콜에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최근 새누리당과의 연대 및 후보 단일화론에 대해 문을 닫으면서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내 대권후보 중 한 명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CBS에 출연해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하지만 패권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과의 연대는 추진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원하시는 것은 옛날처럼 끼리끼리 모여서 권력 나눠먹고 진보, 보수 나눠 정치 싸움하는 것을 없애고 정치인이 힘을 합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의 입장은 냉담하다. 박지원 대표부터 "바른정당과 우리는 정체성과 이념이 완전히 다른데 연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PBC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질문에 대해 "선거 때마다 분당하고 합당하고 통합하고 이런 것에 대해 국민들은 식상해 있다"면서 "다당제 체제 하에서는 결선투표제를 통해 연대나 후보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이후 유동성이 크게 약해진 대선판에서 이들의 연대는 중도와 합리적 보수, 영남과 호남의 연합으로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도 국민의당이 냉랭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호남 민심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호남에 기반을 둔 정당으로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호남의 지지율 1위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 등 국민의당 후보가 아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호남에서도 압도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호남 지지율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당은 이같은 지지율 약세의 이유를 과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 전후로 국민의당 내에서 나왔던 반 문재인 연대를 그 이유로 보고 있다. 당시 구 여권 세력인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호남이 국민의당의 지지율을 일정 부분 철회했다는 것이다.

상당수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들도 바른정당과의 연대가 어려운 이유를 호남 민심으로 꼽았다. 한 핵심 관계자는 "호남이 이를 승인하지 않으면 바른정당과의 연대는 절대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선거연대가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반기문 전 총장 불출마 이후 바른정당은 동력을 상실하고 한 때 정의당 지지율보다 당 지지율이 낮게 나오기도 했다. 소속 대선후보 역시 지지율 상승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지지율 반등이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기존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에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합류하고 정운찬 전 총리가 대선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지만, 안 전 대표를 제외한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너무 낮아 의미 있는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 어렵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도와 합리적 보수를 합하는 반패권연대는 외연을 확장하는 매력적인 제안일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정을 대선구도의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는 가운데 이 시점까지 의미있는 구도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양측의 연대가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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