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박정희 기념우표' 위해 우표 규정도 바꿨나

[조석근기자] 우정사업본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위해 우표발행 관련 내부 규정까지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이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본은 올해 1월 내부 규정인 '우표류 발행업무 처리 세칙'을 개정했다.

기존 세칙에 따르면 공공법인이나 공공단체는 대국민 홍보목적 특별사업우표, 연하우표, 국가행사 기념우표, 시리즈 우표 등 특수우표의 발행을 신청할 수 있다. 기존 규정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기념우표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본은 세칙 개정을 통해 공공법인 등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 사건 및 뜻깊은 일을 기념하거나 국가적 사업의 홍보 및 국민정서 함양 등을 위한 기념우표 발행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는 것.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의 박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 요청에 대비, 미리 근거를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아울러 우본은 이번 개정을 통해 새로운 우표 발행신청을 전년 3월 31일까지 규정한 기한 조항도 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규정대로라면 올해 4월 신청된 박 전 대통령 기념우표는 신청 자체가 무효인 셈이다.

유승희 의원은 "군사작전이라도 벌이듯 우표발행 규정까지 바꿔가며 박정희 기념우표를 발행하려는 시도는 결코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며 "권력에 대한 과잉충성인지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 것인지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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