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비자의 '손목'을 두고 뜨거운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기어S3'를 내세워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1위 애플의 '애플워치 시리즈2(이하 애플워치2)'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선두업체는 애플(점유율 47%)이었다. 삼성전자는 16%의 점유율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시기 두 업체의 격차가 31%포인트에 달했던 가운데, 올 4분기부터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격차를 얼마나 좁힐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기어S3를 공개하며 한 발 먼저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전작 기어S2처럼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좀더 전통적인 손목시계에 가까운 형태로 진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어S3의 또 다른 특징은 위치정보시스템(GPS) 등을 탑재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체 스피커 및 마이크도 내장했으며, 유심칩을 내장할 수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버전도 나온다.
운영체제(OS)는 독자 개발한 타이젠2.3.2버전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1GHz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램(RAM) 용량은 768GB다.
이 제품에는 마그네틱전송방식(MST)의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기능과 수심 1.5m에서 30분을 견딜 수 있는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이 들어갔다.
아직 공식적인 가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샘모바일 등 외신은 기어S3 시리즈의 유럽 출시 가격은 399유로(약 49만8천원)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어S3 출시 후, 약 일주일 뒤인 지난 7일(현지시각) 공개된 애플워치2는 전작을 계승한 사각형 화면이 적용됐다. 여기에는 포스터치(표면에 가해지는 압력의 세기를 구분해 인식하는 기술) 기능이 있는 2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화면 밝기는 최대 1천니트(nit)로 전작보다 2배 이상 밝다.
OS는 지난 6월 WWDC(세계개발자대회)에서 공개된 워치OS3가 들어갔다. 이는 이전 버전인 워치OS2보다 앱 구동 속도가 7배 빠른 것이 특징이다.
AP는 'S2'가 탑재됐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50% 빠른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2배 빠른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들어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애플워치2에서 전작에 없던 특징은 생활방수 기능과 GPS다.
애플은 행사에서 이 기기를 착용한 상태로 수영을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애플은 이를 '50m 방수기능'이라 일컬었지만, 이는 기기가 50m 수심에서 버틸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워치2의 방수 등급은 'ISO 22810:2010'로, 얕은 바닷가나 수심이 깊지 않은 수영장에서만 착용할 수 있다.
애플은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워치2가 스쿠버다이빙처럼 물속 깊이 들어가거나, 수상스키 등 빠른 속도의 물줄기가 닿는 활동을 할 때는 착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또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와 가죽 밴드에는 방수 기능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새로 탑재된 GPS는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거리나 속도 등을 자체 기록할 수 있게 해 준다. 운동이 끝나면 자신이 달린 거리를 지도에서 볼 수 있고, 구간별 속도가 어땠는지도 파악 가능하다.
애플은 나이앤틱과 협력해 애플워치용 '포켓몬고' 앱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것이 킬러 콘텐츠(출시와 동시에 시장을 재편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어S3는 활동적인 생활패턴을 가진 소비자를 철저히 겨냥해 만든 제품이기에 이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지가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며 "애플워치2의 경우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새로운 기능은 없지만, 이미 애플 생태계에 완전히 몰입돼 있는 마니아층이 뚜렷하게 형성돼 있어 현재 여론의 평가보다는 판매량이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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