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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전문가는 말한다, 패션채널 '新 소비자 접점' 찾을 때


포털사이트·소셜커머스부터 해외 시장까지…패션유통의 활로 확대

[이민정기자] 패션업계에서 온라인 유통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온라인을 통해서는 오프라인으로 유입되지 않는 신세대 고객은 물론 국경을 뛰어넘어 중국, 동남아 등 이전에는 만날 수 없던 전 세계 고객과 마주할 수있게 됐다.

그만큼 디지털 유통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새로운 방식의 업체별 유통 채널은 생겨났지만 이들이 어떠한 형태와 전략을 구사하는지는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또 올바른 패션유통 전략을 묻는 질문에 대한 해답도 그만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달 열린 '코리아패션포럼'에서 드러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패션 유통 전문가들의 유통 전략은 세대와 국경을 초월한 '소비자 접점' 찾기를 주문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새로운 패션 쇼핑 채널 제시

네이버의 송재훈 쇼핑컨텐츠운영실장은 새로운 패션 쇼핑 채널로 네이버의 '쇼핑윈도'를 소개했다. 그는 네이버가 어떻게 쇼핑윈도를 시작했는지 설명하고자 구글 사례를 들었다.

송 운영실장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우리의 가장 큰 검색 경쟁자는 아마존'이라고 말했다"며 "구글은 고객들이 온라인 구매 시 어디에서 상품을 찾기 '시작'했는가 라는 질문에 주목했다"고 화두를 던졌다. 구글의 조사 결과 2009년 3분기에 상품 검색 비율에서 구글이 24%, 아마존은 18%였으나 2014년 3분기에는 구글 11%, 아마존이 39%로 역전하게 됐다.

송 운영실장은 "관성적으로 포털사이트 거쳐서 검색하는 패턴이 무너지게 됐다"며 "네이버도 이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질문에서 시작한 것이 네이버의 쇼핑윈도였다. 기존 네이버 '지식쇼핑'에서도 여러 상품을 검색할 수 있었지만 신상품뿐만 아니라 이월 및 기획 상품이 섞여 있어서 최신 유행 상품이 무엇인지 구분해 보여줄 수 없었다. 그래서 네이버는 백화점과 로드샵에서 '지금' 가장 '핫한' 상품을 모바일에서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쇼핑윈도를 시작했다.

송 운영실장은 "쇼핑윈도는 지역적·시간적 한계 넘으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메인 비즈니스로 성장했다"며 "2014년 12월 오픈했는데 이듬해 8월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고 지난 5월에는 매출 420억원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쇼핑윈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전자상거래이지만 전자상거래의 딱딱함 대신 '블로그'를 운영하듯이 자세하고 친절하게 상품 소개를 풀어갔다.

두번째는 비즈니스 채팅 플랫폼 '톡톡'이다. Q&A 서비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는 고객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거나 디테일한 부분까지 상담하기는 다소 어려웠다. 쇼핑윈도는 톡톡을 활용해 고객의 질문에 즉각 응답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마지막 성공 요인은 이른바 '단골 마케팅'이다. 쇼핑윈도는 단골이라는 콘셉트를 적용해 앱을 통해서 세일이나 이벤트 소식을 고객들에게 전달했다.

송 운영실장은 "결국은 판매자들이 장사하기 편한 '판'을 깔아주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 빛을 바랐다"고 말하며 "O2O 서비스를 넘어 세대 간, 국경 간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티몬 "모바일 커머스 시대, 패션은 어떻게 팔아야 할까?"

소셜커머스 티몬은 '모바일 커머스 시대에 패션을 어떻게 팔아야 할까?'라는 화두를 던졌다. 티몬 김현수 패션혁신사업본부장은 답은 '마켓'에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왜 사람들은 특정 쇼핑몰에 가는 걸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며 그것은 "신뢰성, 상품·가격, 배송·고객서비스(CS), 재방문 유인책, 한시적 화제성, 기타 특수환경 등의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쇼핑을 할 때 신뢰성이나 상품 및 가격을 가장 큰 비중으로 고려해 구매를 결정한다는 주장이다.

만약 비교 할 때 신뢰성이나 상품, 가격이 비슷하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김 본부장은 '신뢰 2.0'이라는 새로운 가치 판단 기준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뢰 2.0은 정량적이지 않고 감성적인 접근법에서 발생한다"며 "가격으로 책정하기 어려운 것들, 쉽게 말해 제품과 함께 '콘텍스트(문맥)'를 판매할 때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티몬은 국내외 유명 브랜드 의류·잡화·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모바일 패션전문 채널 '웨어웨어'를 론칭했다. 웨어웨어는 티몬 모바일 앱 내에서 별도 코너로 운영되는데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고품질의 패션 브랜드와 희소성 있는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 혹은 자체 패션 브랜드 등 티몬에서만 볼 수 있는 제품이나 셀럽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 중에서도 엄선된 제품들을 패션 전문 상품기획자(MD)가 제안한다.

김 본부장은 "모바일에서도 고급 패션 매장을 구경하는 재미와 감성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웨어웨어는 브랜드의 고민을 이해하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모바일 핵심 패션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 브랜드에도 고유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필요하듯이 그 패션 브랜드들을 담아내는 플랫폼에도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브랜드 가치에 걸맞은 온전히 새로운 공간으로서 웨어웨어가 새로운 패션 유통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에이컴메이트·카페24 "패션업계, 국경선을 뛰어넘어라"

해외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전문 기업 에이컴메이트와 카페24는 패션업체들이 국경선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 수출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

에이컴메이트의 김익용 한국시자 부사장은 "이커머스에는 경계가 없다"며 "크로스보더(직구와 역직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세계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는 1천900조원 규모로 그중 중국이 720조원을 차지한다"며 "중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한국의 10배"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큰 만큼 성공 가능성도 높다"며 "특히 한국의 패션·뷰티 상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패션업체들이 중국 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부사장은 시장 반응과 회사 상황에 맞는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당부했다. 지적재산권을 방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상표 등록을 한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지금 당장은 없더라도 해외 상표권은 미리 등록해 두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으로는 회사규모나 제품에 맞는 채널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오픈마켓을 사용하는 고객과 소셜커머스를 찾는 고객의 특성이 다르듯이 중국 시장에서도 채널 타깃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카페24의 주명규 대외교류협력팀장은 온라인 수출에서 '브랜드가 핵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내 패션전문쇼핑몰 '스타일난다'를 예시로 들었다. 스타일난다는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 1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으며 중국인이 선호하는 한국 브랜드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주 팀장은 "스타일난다의 시작은 2004년 온라인에서부터였다"며 "2005년 카페24를 통해 전문쇼핑몰 개설하고 2010년에는 카페24 글로벌 플랫폼으로 다국어 전문쇼핑몰을 열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권 국가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전문쇼핑몰은 하나의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상품을 기획해 확실한 콘셉트와 아이덴티티로 고객에게 접근하고 이를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형태를 일컫는다.

주 팀장은 "전문쇼핑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며 "사진촬영에서 나오는 하나의 이미지라도 원 소스 멀티 유즈(OSMU)가 가능해 SNS 등을 통해서 다양한 형태로 세계 각지로 퍼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상품 경쟁력을 키우고 브랜드 핵심에만 집중한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며 "패션 유통에 있어서 넘지 못할 경계는 없다"고 말했다.

이민정기자 lmj7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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