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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


"인터넷 분야도 기술 혁신 필요"…테크 스타트업 육성으로 상생

[성상훈기자] "인터넷은 지속적인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죠. 네이버는 늘 생존의 문제에 직면에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11월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기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네이버는 줄기차게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기치로 내세운다. '글로벌'과 '커넥트'다. 이는 해외 시장 공략과 정보와 서비스의 연결을 뜻한다.

여기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바로 '기술'이다. 혁신적인 서비스와 이를 통한 해외 시장 공략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은 정체성이 모호할 정도로 온·오프라인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김상헌 대표가 "쟁쟁한 글로벌 거인들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기술에 역량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네이버 미래 먹거리, 프로젝트 '블루'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술연구조직 네이버랩스 주도로 다양한 IT 분야 기술을 연구개발(R&D)하는 프로젝트 '블루'를 시작했다.

프로젝트 블루는 로보틱스, 모빌리티, 스마트홈, 인텔리전트 자동차, 전기자동차, 딥러닝, 스마트 디바이스 등 신산업 분야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집중,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 이다.

네이버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프로젝트 블루의 의미를 "네이버가 축적해온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딥러닝(기계학습)기술과 개발자 역량을 생활 속의 하드웨어와 융합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커넥티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 네이버의 목표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인텔리전트 자동차 분야만 보더라도 '커넥티드 카' 시대에 발맞춰 자동차에서도 인터넷에 상시 접속하는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 모바일 최적화처럼 인터넷도 '자동차 최적화'가 필요해지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뜻한다.

자동차에서 제공하는 정보도 우선순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만큼 이를 위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이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융복합 시대에 소프트웨어만으로는 혁신을 지속할 수 없다는 네이버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네이버는 프로젝트 블루를 위해 5년간 1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한다면 크지 않은 액수지만 이는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프로젝트 블루가 아니더라도 네이버가 지난해 투입한 총 연구개발(R&D) 예산은 1조3천억원 수준. 네이버 전체 영업이익의 40% 이상이다.

현재의 포털 서비스도 인공지능 등 이미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되는 분야다.

네이버의 클라우드 서비스 N드라이브를 예로 들면 사용자가 원하는 의도에 따라 사진을 자동으로 분류한다. 사진을 스스로 인식해 정해진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기능이 이미 N드라이브에 적용돼 있다. 네이버 번역기도 네이버의 독자적인 딥러닝 기술이 적용돼 있다.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방법론 중 하나이며 신경망과 같은 방법을 활용해 여러 계층으로 컴퓨터를 학습시키는 방법이다. 시간을 갖고 컴퓨터를 학습시키면 컴퓨터도 사람처럼 사물을 '구분'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기술' 스타트업 육성 박차

지난 15일 네이버는 자사 지원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D2 스타트업 팩토리를 통해 그동안 지원해왔던 스타트업의 첫 데모데이를 열었다.

이날 데모데이에서는 노타, 로플랫, 알파랩스, 아이데카, 폴라리언트 등 D2 스타트업 팩토리에서 지원하고 있는 5개 스타트업들이 직접 그동안의 성장과정과 기술 성과를 공개했다.

노타는 평소대로 입력하되 오타는 절반으로 줄어드는 머신러닝(기계학습) 키보드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로플랫은 무선 인프라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의 행동을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또 알파랩스는 특수 고안된 렌즈와 장치를 이용해 자연스러운 안경 모양이면서도 3D 영상까지 처리 할 수 있는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아이데카는 50㎝~1m 밀도의 실내 측위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폴라리언트는 빛의 편광 현상을 이용해 3차원 위치, 자세를 센티미터 단위로 정밀 측정하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네이버랩스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와 맥을 같이 한다. 예컨데 폴라리언트의 측정 기술은 가상현실(VR) 뿐 아니라 로보틱스, 스마트홈, 스마트카, 가시광통신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들 '기술형'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이유로 지금의 네이버 서비스 모두 기술 기반 서비스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검색 안에도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다양한 기술이 뒷받침돼 있다는 얘기다.

이들을 통해 네이버랩스 영역이 미치지 못하는 기술을 발굴하고 협업해 장기적으로 스타트업과 상생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기술형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은 네이버에게도 쉽지 않다. D2스타트업팩토리에 입주한 5개 스타트업도 750여개 스타트업을 1년간 검토해 최종 선발했을 정도.

네이버는 이들 기술형 스타트업들이 기술 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 공간, 시스템 인프라, 멘토링, 마케팅,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왔다. 최근 7개 기술형 스타트업을 추가 발굴했다.

송 CTO는 "기술형 스타트업은 발굴도 어렵지만 육성에도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최근 추가로 기술형 스타트업 공모를 했는데 희망이 보이기 시작해 곧 좋은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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