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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 '기술 진보해도 먹고 살기는 힘들어"


게임 종사자·게임사 감소…모바일 개발사는 어려움 가중

[문영수기자] 국내 게임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온라인 게임과 견줄만한 고품질 모바일 게임이 나올 정도로 기술력은 진보하고 있지만 격화된 경쟁과 달라진 게임 서비스 풍조로 인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반응이 거세지고 있다.

개발사들의 호주머니 사정도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퍼블리셔의 입지가 커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게임사들의 수익성은 나빠졌다. 고품질 모바일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개발비용까지 증가하면서 게임사들은 "부담만 커지고 있다"며 비명을 지른다.

◆게임산업 종사자와 기업체 수는 2년 연속 감소

게임산업 종사자와 게임사의 숫자는 매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송성각)이 발간한 '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4년 게임산업 종사자 숫자는 총 8만7천28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5% 감소한 수치로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게임사별 평균 종사자 수는 전년대비 0.5명 증가한 50.5명으로 개발·마케팅 인력에 대한 수요 증가 때문으로 분석됐다.

2014년 게임 제작 및 배급업체는 834개사로 전년(812개사) 대비 2.7% 증가했으나 954개사에 이르렀던 2012년 대비로는 여전히 -12.57%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성장세도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4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6% 소폭 오른 9조7천197억 원으로 추산됐다. 2007년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2013년과 비교해 반등에는 겨우 성공했으나, 산업 발전을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한 또 다시 역성장을 거듭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3년 19.6% 감소했던 온라인 게임 시장의 경우 지난해 1.7% 소폭 성장한 5조5천425억 원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막는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모두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않는 한 국내 게임산업은 과거와 같은 큰 폭의 성장을 다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3년간 국내 게임산업은 5% 안팎의 성장률을 이어 갈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한 모바일 게임, 그러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는 모바일 게임산업 역시 한꺼풀만 들춰보면 적잖은 난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해 25.2% 성장률을 기록하며 2조9천136억 원 시장 규모를 형성한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해소해야할 과제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넷마블게임즈와 같은 대형 게임사들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낳는 부분이다.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대형 오픈마켓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이같은 대형 기업들이 내놓은 게임들이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서너 명이 창업에 도전해 모바일 게임을 선보여도 흥행을 노려볼 수 있었으나 이제는 이러한 도전이 불가능하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캐주얼 게임에서 고품질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최근 시장 흐름이 바뀌면서 최소 수십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부담 역시 커졌다.

한 모바일 게임사 대표는 "20명 기준 개발사가 2년 동안 게임을 개발했다면 최소 월 20억 원 매출을 올려야 겨우 본전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지난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너 명이 창업해 모바일 게임을 선보이는 게 2~3년 전에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소규모로 개발하면 일정이 너무 느려 최소 25명에서 30명은 되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퍼블리셔의 입지가 커진 것도 눈여겨 볼 변화다. 예전과 달리 퍼블리셔의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게임을 출시했다가는 며칠만에 잊혀질 공산이 크다. 마케팅이 게임 흥행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면서 수억 원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퍼블리셔의 선택을 받아야만 게임 흥행을 담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한때 5(퍼블리셔)대 5(개발사)로 체결되던 수익배분율은이제 6대4로 기우는 추세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연히 개발사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퍼블리셔들이 출시 이후 마케팅을 전폭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는 점도 개발사에게 압박으로 작용한다. 퍼블리셔들은 신작 모바일 게임의 흥행 추이를 지켜보고 마케팅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추세다. 길어야 3개월 남짓한 모바일 게임의 흥행 주기를 고려해 '옥석'을 가리겠다는 의미다.

한 개발사 대표는 "퍼블리셔들은 출시 후 초반 성과와 지표에 따라 추가적인 마케팅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추세"라며 "이 기간 동안 내부 기준에 미달되면 퍼블리셔의 추가적인 마케팅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게임 지표는 점차 하락하는 수순으로 이어져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전했다.

위정현 경영콘텐츠연구소장은 "창조산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산업이 중국의 공세, 국내 규제 등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있으며 게임산업의 미래를 위한 R&D 전략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한국 게임산업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온라인 게임 시장이 급격히 축소된데 이어 모바일 게임 시장까지 양극화가 벌어지면서 수익성 악화로 도산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 소장은 또한 "정부 각 부처와 학계, 산업계 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게임산업의 위기 탈출과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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