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파문, 역사 전쟁 뜨겁다

[윤미숙기자] 정치권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둘러싼 공방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직접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계획을 구체화하고 여당인 새누리당이 힘을 싣고 나서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황 부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한편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장외투쟁을 예고하는 등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는 모양새다.

여야는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안)' 행정고시 다음날인 13일, 당 회의 등을 통해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역사 교육이 편향 논란, 부실 논란에서 벗어나 헌법 정신과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이뤄질 수 있도록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선택"이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황 부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데 대해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전면 부정하고 편향된 역사교과서를 옹호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고, 지도부 피켓 시위 등 장외 투쟁에 나선 데 대해서도 "역사교과서 문제를 구실 삼아 민생 현안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야당은 역사교과서 검정 강화로 오류를 수정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검정 강화로 일부 역사교과서가 올바른 역사를 담는다 한들 교학사 사태처럼 좌편향 역사학자와 전교조는 수정 거부에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 간사인 강은희 의원은 "검정을 강화한다 해도 현장에서 교과서를 선택하는 편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은 교육부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역사교과서의 친일 미화, 독재 미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정부 여당이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른 교과서'로 부른다"며 "참 나쁜 대통령과 참 좋은 잔머리의 꼴불견 조합"이라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 교과서는 참 나쁜 교과서, 국정 교과서라고도 하기 창피한 '박정 교과서'이자 중립적·객관적 내용이 아닌 극우세력이 답을 정해 버린 '답정너 교과서'"라며 "정부 여당은 헛된 말장난으로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말라"고 말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응답자의 48.1%가 반대했고 44%가 찬성했다고 소개하며 "이러한 시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모든 정치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의 공방은 이날부터 시작된 대정부질문을 통해 더욱 확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해 내년도 예산안 등 정기국회 현안 처리가 연계되면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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