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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 상륙' 넷플릭스 영향력은 제한적?


진입 초기 국내시장 비중 상대적으로 낮은 듯

[성상훈기자] 세계 최대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Netflix)가 내년 초 한국시장에 상륙함에 따라 어떤 파급력을 발휘할지 국내 콘텐츠 업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막강한 파급력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국내 시장을 좌지우지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넷플릭스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글로벌 사업 총괄책임자는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 2015) 개막식 기조강연을 통해 내년 초 국내 시장 진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내년 말까지 전세계적인 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한국시장 진입 또한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4개국 시장을 총괄하는 아시아 지사를 내년 초 싱가포르에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에는 별도의 지사를 설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독립된 지사를 설립하고 자체 제작 콘텐츠 비중을 50%까지 확대하는 일본에 대한 전략과 대비되는 것.

넷플릭스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특히 비중을 두는 것은 '한류 콘텐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한류 콘텐츠를 각국시장 진입에 활용한다는 얘기다.

◆"한국시장, 진입장벽 너무 높아"

넷플릭스는 국내시장의 진입 문턱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의 유료방송시장과 여전히 낮지 않은 수준의 불법복제 등으로 인해 시장안착이 만만치 않다고 인식하는 것.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는 전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웹하드, P2P, 토렌트 등 웹을 통한 콘텐츠 불법 유통도 만만치 않다"며 "유료방송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싼 수준이라 차별화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통신사들의 결합상품을 이용하면 9천원(올레tv 기준) 안팎으로 TV를 볼 수 있다. 케이블TV 역시 대부분 1만원대 안팎의 요금으로 인터넷까지 이용한다. 넷플릭스 미국내 평균 요금은 10달러(1만2천원) 수준.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만큼은 힘을 쓰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콘텐츠 홀더(저작권자)들의 베타적인 판매 문화도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골머리다. 최근 CJ와 롯데 엔터테인먼트측과 접촉해 국내 영화 콘텐츠 제공에 대해 협의를 시도했지만 불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상파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한류'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며 해당국가에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그레그 피터스 글로벌 사업 총괄 담당이 지난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 2015)에서 "SBS '별에서 온 그대'와 같은 드라마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전세계에서는 잘 모르는 작품"이라며 "한국의 인기 콘텐츠를 전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게 접근성을 넓히는 것이 넷플릭스의 목표"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넷플릭스 측은 국내 콘텐츠를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협의는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파트너십 대상은 누구?

지난 2일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일본 시장 3위 통신사업자 소프트뱅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일본내 소비자들은 소프트뱅크를 통해 넷플릭스 서비스 신청 접수에서 결제까지 한번에 이용할수 있게 된다. 가격은 SD 기준 650엔(6천400원), HD 950엔(9천300원), UHD는 1천450엔(1만4천200원)이다.

넷플릭스 서비스에 대한 일본 유통권은 소프트뱅크가 맡지만 독점은 아니다. 소프트뱅크 매장이나 소프트뱅크 홈페이지에서만 넷플릭스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요금 결제같은 편의성을 제공할뿐 이용자들의 선택의 폭은 최대한 넓혀놨다.

NTT도코모나 au 가 아닌 현지 3위 사업자인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았다는 점도 지켜볼만한 점이다.

국내에서도 KT나 LG유플러스가 파트너십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점유율 1위 사업자보다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 미국 최대 케이블 TV 채널 HBO가 LG유플러스(비디오포털)와 손을 잡은 것도 같은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미디어콘텐츠 확보에 열정을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 보유량도 막대하다. IPTV 1위 사업자인 KT가 VOD 16만편을 보유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도 15만편에 가까운 VOD를 보유하고 있고 지금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7만여편에 그치는 SK텔레콤보다 두배 이상 많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 파트너로 물망에 오르는 것은 이같은 행보 때문이다. 다만 LG유플러스측은 공식적으로는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 추진과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KT는 이미 하우스오브카드와 같은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에 넷플릭스와 긴밀한 물밑교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하우스오브카드는 글로벌 중간 판매자를 통해 제공된 콘텐츠다.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공 협의를 위해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 역시 아직 공식적으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VOD 시청문화, 넷플릭스 영향력 제한"

넷플릭스의 움직임에 큰 관심을 보이지만 IPTV 방송사들은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 진입해도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이 이같은 전망을 내놓는 것은 VOD 시청 문화의 차이점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국내 IPTV VOD는 월정액보다 단편 구매 비율이 훨씬 높다"며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많은 영화들을 보면 국내 IPTV 사업자들도 이미 제공하고 있는 형태"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VOD 콘텐츠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대비된다.

올해 초 기준 넷플릭스가 보유한 VOD 콘텐츠는 4만2천여개. 국내 IPTV 사업자와 비교해도 그리 많은 수는 아니다. 국산 VOD 서비스 사업자인 곰티비(30만편)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적다. 물론 요금을 따지면 VOD 카테고리별로 결제를 따로 해야 하는 곰티비가 오히려 더 비싸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 콘텐츠가 고도의 추천 서비스 기능,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파고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현재 알려진 상황에서는 국내 시장 뒤흔들 수 있을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부정적 시각이 더 많지만 교육용 콘텐츠 등 특정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방송미디어연구실 곽동균 박사는 "대부분의 넷플릭스 콘텐츠는 대체로 영어 자막이 함께 붙어 있다"며 "영어 교육 열풍이 높은 국내에서는 교육용 콘텐츠를 위해 넷플릭스를 찾는 가입자가 눈에 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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