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세계 가전시장 지형도가 급속히 바뀌고 있다. 중국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우리나라는 현상유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추세라면 가전 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내줄 판이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한국 가전산업의 韓·中·日 국제경쟁력 비교 및 정책제언'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가전제품 기술경쟁에서 중국은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전반적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경쟁력 저하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물인터넷(IoT)이나 첨단센서 기술을 활용한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우위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중·일 가전산업 기술격차 점차 좁아져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의 기계·전자제품의 현시비교우위지수(RCA)를 비교한 결과 중국의 현시비교우위지수는 2009년 1.86에서 2013년 2.1로 1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한국은 2009년 1.75에서 2013년 1.78로 1.7%의 낮은 상승률에 그쳤고, 일본은 2009년 1.59에서 2013년 1.56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현시비교우위지수(RCA)란 세계 전체 수출시장에서 특정상품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과 특정국의 수출에서 동 상품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사이의 비율을 뜻한다.
실제로 가전제품 수출 경쟁에서 중국의 수출 비중은 1992년 2%에서 2014년 32%로 크게 증가한 반면 한국은 같은기간 4.8%에서 6.2%로 소폭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5%에서 6%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 또 일본의 경우, 1992년 19.6%에서 2014년 5.9%로 3분의 1가량 줄었다.
이는 한중일 3국의 가전산업 기술격차가 좁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전자제품 분야에서 일본 수출에 대한 적자기조 속에서도 대(對)중국 무역은 1990년부터 2012년까지 흑자기조를 이어가며 규모도 증가했다.
그러나 이 역시 위안화 결제 비중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그동안 대중국 무역에서 달러 사용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왔으나, 최근 중국 정부가 위안화 결제를 장려하면서 위안화의 결제통화 비중도 증가하고 있는 것.
한경연에 따르면 2012년 한중간 위안화 결제액은 국제 위안화 결제량의 0.8%에 불과했으나, 2013년 1~2월 두 달 사이에 그 비중이 1.8%로 증가했다. 위안화 약세속 우리의 수출 경쟁력 하락를 우려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상명대 권세훈 교수는 "대중 무역 위안화 결제에 관해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민관 협의체나 무역보험 관련기관을 통해 지원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가전에 맞서 IoT 등 신시장 분야에서 주도권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 교수는 "한중일 가전산업에 대한 품질과 기술 경쟁력 우위를 가리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아무도 선점하지 못한 분야인 IoT나 융복합 제품, 첨단센서기술을 이용한 프리미엄 제품 등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모바일쇼핑이나 핀테크 산업발전에 맞춰 전용 전자상거래 플랫폼 구축과 기존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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