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7일 정의화 국회의장의 발언이 끝나자 본회의를 참관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감정이 북받친 듯 연신 울먹였다. 세월호 참사 206일이 지나서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한 희생자 학생의 어머니는 본회의장을 나오며 "지금도 아이가 입던 옷을 볼 때마다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흐른다"면서도 "기분을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세월호 특벌법의 본회의 통과 과정은 지금까지 여야 협상 과정처럼 유가족들에게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당초 이날 오후 2시에 열리기로 예정된 본회의는 50여분 늦게 열렸다. 법제사법위를 통한 법안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2시 전부터 입장한 국회 본관 4층 방청석에 입장한 150여명의 세월호 유가족들은 시종일관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침묵을 지켰다. 먼저 본회의장에 자리한 의원들이 떠들썩하게 인사를 주고받는 모습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조용하던 방청석이 크게 술렁이기 시작한 것은 본회의 개회 이후 정의화 국회의장이 세월호 특별법을 토론에 부치면서부터였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위헌 소지를 이유로 특별법을 반대하는 연설을 하자 방청석 곳곳에서 "뭐 하자는 거야", "허 참" 하는 탄식이 흘렀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세월호법은 생존자 가족과 530만명의 서명으로 운동에 동참한 국민들의 간절한 노력으로 만들어졌다"며 특별법을 두둔하는 연설을 하면서였다.
유가족들의 박수와 환호는 정 의장의 주의 요구로 이내 잠잠해졌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수많은 아이들의 죽음 앞에서 위헌 시비가 왠 말이냐"고 하 의원을 질타한 뒤 유족들을 응원하는 뜻에서 큰절을 올리자 이번엔 여당 의원들 가운데 격렬한 비난이 터져나왔다.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304명의 희생자와 실종자 앞에서 위헌이라는 협박을 할 수 있는지 마음 같아서는 소리라도 치고싶었다"며 "진상규명을 위한 마음이 티끌이라도 있을까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개인적인 감정을 털어놓았다.
결국 세월호 특별법은 본회의가 시작되고 30분이 지나서야 재적 의원 251명 중 212명 찬성, 12명 반대로 가결됐다. 나머지 27명의 의원은 기권표를 던졌다.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된 직후 유가족들은 국회 정문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노력과 바람에 비하면 참으로 미흡하지만 오늘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을 반대하지는 않으려 한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가족대책위는 현재 진행 중인 국회 농성의 지속 여부에 대해 오는 9일 가족 총회를 열어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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