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눈이와도' 선박 위 인터넷 가능해진다

[정미하기자] 비가 오거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도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성통신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흥남)은 20Mbps급 초고속 위성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모뎀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날씨가 좋을 때, 구름이 끼었을 때, 비가올 때 등 기상상황에 따라 위성통신 전송방식을 바꿀 수 있다. 기존 1세대 위성통신 규격(DVB-RCS)에서는 한 가지 전송방식 밖에 없어 비가 오거나 기상이 좋지 않으면 전파 신호가 약해져 전송이 어려웠다.

또한 기존 1세대 위성통신의 최대 송신속도는 4Mbps였으나 이번에 20Mbps급으로 올렸고, 수신속도도 기존 수십Mbps에서 100Mbps급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적응형 위성방송통신 전송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넷커스터마이즈와 공동으로 연구 협력한 끝에 거둔 성과다. ETRI는 외산 장비 의존도가 높은 국내 위성 초소형기지국(VSAT) 시장에서 2세대 위성통신 모뎀 핵심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ETRI는 "위성통신은 이동통신처럼 많은 사람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군사용·재난용·원격 교육용 및 의료용·도서지역·인프라 취약지역에서의 인터넷 제공 등 공공성·통신서비스 보편화의 목적으로 기술독립이 꼭 필요했다"며 "이번에 ETRI가 국산화 시스템을 만드는 기틀을 제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ETRI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태풍이나 지진·천재지변 등으로 통신 인프라가 파괴되었을 때 무궁화·천리안 위성 등을 이용해 재난지역의 임시 통신용으로 쓰일 것으로 전망했다.

ETRI는 향후 모뎀의 핵심기능 이외에 통신회사 등에 설치된 위성 중심국에서 사용할 송수신 장치·위성접속제어 장비·망운용장비·위성단말 등을 추가 개발해 내년 말쯤 시스템으로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ETRI 오덕길 위성광대역통신연구실장은 "위성통신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양방향 전송이 가능해 날씨에 따라 전송방식 및 속도를 변경할 수 있어 시스템 가용율 및 전송효율 향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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