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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챗온' 못뜨는 이유, 마케팅비가 고작 20억?


연 마케팅비 1천억~2천억 라인·위챗의 1% 수준…SW 키운다더니

[김현주기자] 삼성전자 글로벌 모바일메신저 서비스 '챗온'이 기대만큼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단말기에 선탑재돼 제공되고 있지만 최근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라인, 중국 위챗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이는 라인과 위챗의 대대적인 마케팅 등 물량공세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들이 한 해 수천억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챗온의 마케팅 비용은 이의 1~2%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 탓에 삼성이 이의 육성에 의지가 있는 게 맞냐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챗온'의 마케팅 비용은 작년에 이어 약 20억원 가량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챗온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대대적 홍보와 마케팅을 펼치지 못해 점유율 확대가 미미했다. 서비스 초기인 만큼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서비스 활성화에 필요한 지원이 부족해 올해도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챗온의 외형적 성장은 계속되고 있지만 실 이용은 크게 늘고 있지 않는 것. 실제 챗온 가입자는 지난해 9월말 1억명을 돌파한데 이어 3월 현재 1억8천여명을 넘어 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는 갤럭시 단말기에 선탑재된 효과로, 실제 사용자는 가입자 중 5% 미만에 그친다. 삼성 폰 이용자가 챗온에 한번 가입했다 다시 이용하지 않은 비율이 95% 이상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무려 3억2천930만대로 1위다.

모바일 앱 데이터 분석업체 오나보(ONAVO)의 메신저 앱 사용 점유율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챗온은 순위에 들지도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외형 가입자는 카카오톡과 비슷했던 챗온이 사용률 집계에서는 명함도 못 내민 것이다.

반면 지난해 가입자 3억명을 넘어서는 등 눈부신 성장을 한 라인은 지난해만 1천억원의 마케팅비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가 4억명이 넘는 중국 위챗은 그 2배인 2천억을 썼다. 챗온의 마케팅 비용은 그에 1~2% 수준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다른 메신저 회사가 드라마 한편 PPL(간접광고)로 사용하는 비용이 챗온의 전체 마케팅 비용"이라며 "삼성은 갤럭시 스마트폰을 띄우기 위해 한 해 조단위의 마케팅 비용을 집중하지만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는 찬밥"이라고 꼬집었다.

라인의 경우 최근 종영된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PPL을 통해 주인공 천송이(전지현 분)와 도민준(김수현)이 즐겨쓰는 메신저로 등장하면서 이용률이 급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 메신저 회사들은 최근 페이스북이 와츠앱을 20조원에 인수하는 등 가입자 확대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라인과 위챗 역시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마케팅비를 쏟아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탓에 챗온이 개발 완성도나 서비스 수준이 타사에 비해 부족하지 않음에도 입지 확대 등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챗온은 세계 주요 국가 63개 언어와 다양한 OS 및 기기를 지원할 뿐 아니라 타사와 달리 하나의 계정으로 최대 5대 기기까지 연결할 수 있는 멀티스크린 기능까지 제공한다. 손글씨, 번역, 멀티윈도우 등 특별 기능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로드(선탑재)만으로 모바일 메신저 등 서비스의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제조업 마인드가 수준 높은 서비스를 사장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 투자와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는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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