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이 마케팅 포인트 된다면…"

[김국배기자] '안심하고 금융 거래를 이용하고 싶다면 보안이 튼튼한 우리 회사로 오라.'

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이런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을 곧 보게 될까. 조원영 시만텍코리아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와 만나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이같은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보안 수준을 통해 경쟁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보안을 경쟁력으로 삼고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정도가 된다면 보안 투자는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고객들도 이미 그런 기업과 서비스를 선택할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 지사를 맡은 글로벌 보안업체 시만텍의 2013년 매출 규모는 약 7조9천억 원으로 국내 보안업체들이 속한 전체 시장 규모(약2천884억 원)의 약 26배다. 시만텍은 연 매출의 약 14%인 9억 달러(한화 약 1조 원)를 R&D에 투자하며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보안은 생물…기업이 자율적으로 보안에 최선 다해야"

대한민국은 연일 개인정보 유출과 해킹 사고가 터지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보안 투자가 미비한 것이 계속적인 사고를 불러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봤다. 오랜 관성 탓에 사고가 나도 하루아침에 보안 투자의 우선순위가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보안은 생물"이라며 "(보안은) 오늘 충분히 솔루션을 구축했더라도 내일 또 새로운 위협이 나오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보안은 아깝지 않게 투자해야 한다는 것.

그는 여기엔 정부의 지나친 간섭도 해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능동적으로 보안을 구축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

그는 "정부가 너무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주다보니 기업들은 이에 맞춰 최소 비용으로 최소한의 준비만 하는 경향이 생기고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가 일어난다"며 "기업이 자율적으로 보안을 구축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강력한 처벌과 함께 책임을 지게 하면 보안 사고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겪은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이 약 5조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처럼 보안 사고가 나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절실함을 기업들이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4년 기업 경영자들이 가져야 할 마인드 '보안'

그는 보안을 기업 경쟁력으로 여기는 것이 '2014년 기업 경영자들이 가져야 할 마인드'라고 표현했다. 그는 특히 선제적 준비가 있어야 보안이 회사 경쟁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도 주문했다.

그는 "사고가 난 카드사들에서 고객 이탈이 일어나는 건 사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면서 "사고가 나기 전 강력한 보안을 구축하고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이는 분명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건물을 지어놓고 보안을 강화할 곳을 찾는 셈"이라며 "설계 단계부터 보안을 고려하는 인식의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근 해킹은 점점 복잡해지고 치밀해지며 타깃 공격은 일반화되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2013년 타깃 공격은 전년대비 42%나 늘었다. 이제는 특정 회사 하나가 혼자 막을 수준이 아니다. 이 때문에 시스코, 팔로알토, VM웨어 등의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하는 시만텍은 국내 보안업체들과도 협력을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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