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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공공정보 활용, 다른 나라는?


서구권에선 공공정보 매쉬업으로 新 비즈니스 모델 창출

[김관용기자] '공공 정보, 개방했다지만 어디에 쓰겠는가?'

박근혜정부가 '정부3.0'을 새로운 국정이념으로 내걸며 공공 정보 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공공 정보를 개방해 데이터를 상업화 할 수 있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일자리도 창출해 국민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공공정보의 전면 개방을 골자로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른 각 산업 부문에서의 직·간접적 생산유발효과가 연평균 23조 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국민 경제 전체에서 직·간접적으로 생성되는 부가가치유발효과의 경우 연간 평균 10조 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정부의 취지와는 달리 실제 집행 내용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공개된 정보가 여전히 제한적이고 이를 활용하려는 산업계의 아이디어가 부족해 일반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정도만 개발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상분야도 교통정보와 공간정보, 기상, 건강, 관광, 공연정보 등 개인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애플리케이션에 국한돼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수준의 공공 정보 활용이 공공 정보 전면 개방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적절한 수익모델을 발굴해 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공공 정보를 재가공해 유료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그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데 그칠 뿐이라는 것.

이는 창조경제를 구현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정부의 구상과도 거리가 있으며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결합시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매쉬업(mash up)' 형태의 비즈니스도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평가다.

삼성경제연구소 채승병 연구원은 '공공데이터 개방과 활용' 보고서를 통해 "민간 사업자가 공공 데이터 활용 사업에 진입해 얻게 되는 편익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정부는 공공 정보 개방 뿐 아니라 시장이 작동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의 경우 공공 정보 활용 목표와 분석 역량 수준 등을 고려해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성공 사례 보니…

유럽연합(EU)이나 미국, 영국 등은 앞서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강력한 실행 리더십을 발휘해 공공 정보를 민간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다양한 비즈니스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오파워'의 에너지 절약 촉진 고지서가 대표적이다. 오파워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주거용 에너지 소비 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지역별 맞춤형 에너지 절약 모델을 설계했다. 오파워는 각 가정의 에너지 소비가 이웃과 비교해 얼마나 높은지를 알려주는 고지서를 시각화시킨 인포그래픽으로 개인의 경쟁 심리도 자극하며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고 있다.

정부의 세금 사용 내역을 알려주는 영국의 '내 돈은 어디갔을까(Where does my money go?)' 서비스도 인기다. 이 서비스는 정부기관의 지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재가공해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각 기관의 세출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일본과 스페인에서도 비슷한 서비스가 출시된 바 있다.

프랑스의 '오픈푸드팩트(Open Food Facts)'는 각국의 보건당국이 공개하는 식품과 식자재 관련 정보를 종합해 소비자들이 직접 식품안전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의 인기로 식품기업들은 자사의 제품 성분과 영양분, 위생관리 정보 등을 자발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호주의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는 호주 동부와 서부 목초지대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목초지 정보를 공급하고 있다. 축산기업과 농가에 목초 관련 정보와 영양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미국의 아이트리아즈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환자 증상에 대해 최적의 의료기관을 제공한다. 미국 보건복지부의 보건시설위치 데이터와 정신치료시설 데이터, 약물남용치료시설 데이터 등을 종합 분석해 환자 인근에 위치한 맞춤형 의료기관을 추천해 준다. 애플리케이션에 병원과 각 의료기관들이 홍보 목적으로 비디오를 업로드하고 있으며 배너 광고도 가능한게 특징이다.

미국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체인 MRIS의 이사정보 서비스도 화제의 아이디어다. MRIS는 기후와 교통, 교육, 의료, 치안 등의 데이터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하다. 이사를 고려하는 지역의 학생과 교사 및 학급수 뿐 아니라 학생 1인당 평균 교육 지출액, 과목별 학업 성취도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워싱턴과 볼티모어 지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같은 데이터와 관련 기술은 미국 전체 5만여 부동산 회사에 판매되고 있으며 MRIS는 지난 2012년 384억 달러의 거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밖에 미국의 클라이밋 코퍼레이션은 기상청의 기후데이터와 농림부의 토양데이터 및 수확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가 전문 보험상품을 개발했다. 미국 GIS 컨설팅의 경우 지역의 인력 현황과 인프라, 지원정책 등을 종합해 지역별 경쟁사 분석 서비스와 고개 분석, 마케팅 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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