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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덕에 나도 작가" 출판 패러다임도 급변


포털·출판 업계, 새해 개방형 작가 데뷔 시스템 강화

[강현주기자] '나도 책 내고 싶은데 내 소설 받아주는 출판사가 없네…'

출판의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출판 자체를 고민해야 할 필요도 더 이상은 없어질 전망이다. 콘텐츠 소비의 경로가 종이책에서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누구에게나 웹소설 연재와 전자책 출간의 기회가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웹과 전자책에서의 성공 여부에 따라 종이책 출간으로 이어지는 인터넷 공모전들도 다양해졌다. 좋은 콘텐츠만 있다면 소설가로 데뷔해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올해엔 더 많아질 전망이기도 하다.

아래의 사례들은 이같은 출판 시장의 변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책을 한번도 내 본적 없었던 무명작가 플아다(필명) 씨는 누구나 작품을 올릴 수 있는 네이버 웹소설 '챌린지리그'에 '당신을 주문합니다'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챌린지리그 게시판에서 이 작품이 독자들의 호응을 얻자 플아다 작가는 네이버로부터 원고료를 받고 정식연재를 하게 됐고 소설이 인기를 끌자 연재 완결 후 출판사를 통해 종이책 출간이 결정됐다. 이달 초부터는 서점에서도 책이 판매된다.
#세무사 사무실에서 일하던 평범한 직장인 정연주씨는 매일 독자 투표로 다음회 연재를 결정하는 서바이벌형 인터넷 공모전에서 '인어의 목소리'를 3개월간 연재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예스24 'e연재' 서비스에 연재를 시작한 '기화, 왕의 기생들'이 인터넷과 모바일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 종이책과 전자책으로도 출간됐다. 정 작가는 이 작품으로 e연재 서비스만으로 지난 3개월간 월 1천만원 이상의 인세를 벌었다.

◆모바일 겨냥한 '웹연재' 새해에는 더 강화돼

네이버 웹소설은 누구나 소설을 올릴 수 있는 '챌린지리그'와 원고료를 받고 연재하는 정식연재 서비스로 구성된다. 네이버는 이번 상반기 중으로 그 중간 단계에 '베스트리그(가칭)'를 추가할 계획이다.

베스트리그가 신설되면 챌린지리그에 올라간 콘텐츠들 가운데 독자들의 인기도와 네이버 자체 심사를 반영, 정식 연재작을 선정하게 된다. 이는 도전, 베스트도전을 거쳐 정식연재를 하게 되는 네이버 웹툰의 시스템과 같은 방식.

네이버는 웹연재 소설을 읽을 때 시작 화면 안에 등장인물의 이모티콘을 말 앞에 표시하는 등 사용자 환경 개선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 웹소설팀 이진백 팀장은 "올해는 모바일 이용자들을 위해 양질의 콘텐츠를 더 강화하고 사용자 환경도 모바일 콘텐츠에 최적화시킬 것"이라며 "작가 양성 차원에서도 스타작가 발굴과 2차 판권 경로 마련에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e연재 서비스를 6개월 가량 서비스해 온 예스24는 서비스 범위를 PC와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 이어 이달 중 애플 iOS 기기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예스24 e연재 서비스는 개인 저자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신인과 기성의 구분 없이 예스24의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예스24 김정희 e연재팀장은 "새해 e연재 서비스 이용자들과 작품 수를 늘릴 수 있도록 다양한 공모전을 진행하고 새로운 작가도 발굴할 예정"이라며 "연재를 마친 후에도 출판사와의 연계를 통해 2차 저작물 가능성이 있는 작품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출간' 개방형 전자책 플랫폼 확산

지난 2012년부터 전자책 자가 출판 오픈마켓 '퍼플'을 운영해 온 교보문고도 올해 안으로 원고 투고 창구를 개설, 전자책 제작을 무료로 지원할 계획이다.

그동안 퍼플에서 작품을 출간할 때 상품의 편집과 제작의 전단계를 판매자가 직접 진행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원고 투고 창구를 통해 이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3년 퍼플에 등록된 콘텐츠들 중 출간이 된 작품은 총 2천300권. 전년대비 400권 늘어난 수치다. 2013년엔 퍼플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싱글빌'을 비롯해 퍼플을 통해 전자책으로 나온 '유성의 연인 등이 인기를 끌었다.

유페이퍼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사이트들을 구축, 활성화하여 서비스의 글로벌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페이퍼는 누구나 전자책을 무료로 등록해 여러 유통 경로로 판매해 매출의 70%를 가져갈 수 있는 플랫폼이다.

유페이퍼 플랫폼에 전자책을 출시한 개인작가나 1인 출판사 운영자들 가운데는 수만건의 판매를 달성해 5천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뜰지 안 뜰지는 출판사 아닌 '독자'가 안다

이처럼 업계가 개방형 개인 작가 플랫폼을 강화하는 중요한 배경에는 모바일이 있다.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업체들 입장에서 웹소설 연재는 독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어 인기 콘텐츠의 발굴이 종이책 출간 시스템보다 훨씬 쉽고 수요에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다.

전자책 자가 출판 플랫폼도 기존 종이책 장편소설이나 대작들을 디지털화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개인작가들도 모바일에 적합한 가벼운 콘텐츠들을 쉽게 수급할 수 있다.

출판사들도 처음부터 '될 원고'와 '안 될 원고'를 그저 '촉'으로만 결정하지 않고 모바일을 통한 독자들의 실시간 반응으로 정확하게 수요를 예측할 수 있어 개방형 작가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 전문가는 "콘텐츠 소비를 모바일과 웹이 주도하게 되면서 무명작가들은 바뀐 트렌드를 타고 더 넓어진 기회를 얻게 돼 유통, 영업 등의 장벽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출판사에 원고 거절 당하던 내가 이젠 소설가"
"스무 살 때 판타지 소설을 써서 출판사에 보낸 적이 있는데 너무 아마추어라 인세를 받지 않고 출판하면 모를까 출판을 못해주겠다 했죠. 어릴적 백일장에도 번번이 떨어져 선생님이 '상도 못받는데 또 나가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어요."
출판사도, 백일장 심사위원들도 외면한 김나영 작가의 작품세계를 인정해 준 것은 '독자'였다.
글쓰길 좋아하던 평범한 공무원이었던 김나영씨는 평소에 취미로 써왔던 '이매망량애정사'를 '수'라는 필명으로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에 출품, 대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이매망량애정사'는 네이버 웹소설에서 약 6개월간 정식 연재를 하며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달 중에 종이책으로도 출판될 예정이다.
글쓰길 좋아했지만 문예창작을 정식으로 공부한 적 없는 김 작가는 "연재를 하면서 작문과 관련된 공부를 많이 했고 독자님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으면서 실제 독자들은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소중한 감각을 익혔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모바일에 맞는 콘텐츠는 시끄러운 차안에서 대충 읽어도 술술 읽히고 다음회가 궁금해지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은 글을 써서 생기는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게 모두 헛수고라고 생각하는데 계속해서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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