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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사로 바뀐 델, 성공신화 재현에 주목


상장폐지 통해 기업용 IT솔루션 회사로 혁신 지속

[김관용기자] "근본으로 돌아가 초창기 기업가 정신을 되살릴 것이다"

25년만에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하는 델(Dell)이 기업용 IT솔루션 회사로 재탄생한다.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을 주도했던 델이 또 다시 성공신화을 써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델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창업자인 마이클 델 회장과 실버레이크 사모펀드가 제안했던 상장 폐지안을 승인했다. 마이클 델 회장은 실버레이크와 공동으로 총 249억 달러(약 27조539억원) 규모의 자사주 차입매수(LB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델은 마이클 델 회장이 상장 폐지 계획을 발표한지 7개월 여 만에 계획대로 비공개 회사로의 전환 절차를 밟게 됐다. 델의 주식 거래는 내년 3분기 말 종료될 예정이다.

마이클 델 회장은 그동안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개인투자자 칼 아이칸의 '훼방'으로 상장폐지 절차에 난항을 겪었다.

마이클 델 회장은 당초 델 주식 매입가로 13.65달러를 제시했지만 칼 아이칸이 지속적으로 마이클 델 측이 제시하는 인수가가 낮다며 주주들을 설득했다. 이에 따라 마이클 델 회장은 실버레이크와 함께 총 244억 달러를 들여 델 주식을 회수하려했지만 인수제안가를 상향해 주주들과 조율을 진행했다.

칼 아이칸은 마이클 델 회장이 주식 매입 가격을 상향하면 인수가를 더 올려 제시하는 방식으로 주당 가격을 높였다. 하지만 지난 9일(현지시간) 칼 아이칸이 돌연 델 인수전 참여를 포기하면서 마이클 델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마이클 델 "근본으로 돌아간다"

마이클 델 회장이 델을 개인회사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기업용 IT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주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분기별 실적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기업 변신을 추진하고 있는 마이클 델 회장의 독자적인 경영이 가능해졌다.

현재 델은 PC 시장 축소에 대응해 기업용 IT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제품군도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의 하드웨어 중심에서 벗어나 각종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인수하며 기업용 솔루션을 갖춰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IT서비스와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및 서비스 사업부문은 델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조직으로 부상했다. 델은 PC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클 델 회장은 임시 주주총회 이후 콘퍼런스 콜을 통해 "비상장 기업이 된 델은 근본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비상장 기업 구조에서는 상장기업과 달리 주주들의 감시없이 투자를 조정할 수 있고 분기별 목표 조정과 회사 운영의 제한이 없어 델의 전략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델의 브라이언 글래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업용 솔루션과 서비스에 대한 큰 규모의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영업 인력 및 파트너 프로그램 강화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델 개인회사 전환 왜?

델은 마이클 델 회장이 지난 1984년 미국 텍사스대학 재학 시절 설립한 'PC 리미티드'에서 출발한 회사다. 20여년 동안 PC 시장을 주도하면서 지난 2006년까지만 해도 'PC 제왕'으로 군림했다.

델은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는 '직접판매'모델을 통해 유통 비용을 뺀 저렴한 가격의 PC를 시장에 공급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1998년 기업공개(IPO) 이후 한때 시가총액이 1천억 달러를 넘어서며 가장 빨리 성장한 기업으로 꼽혔다.

지난 2007년 마이클 델 회장이 다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델의 성장률은 어느 정도 회복되는듯 보였지만, 레노버, 에이서, 에이수스 등 신흥 경쟁사들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결국 레노버에게도 시장점유율에서 밀린 델은 현재 PC 시장 점유율 3위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새로운 IT기기의 등장으로 PC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어 델에게는 탈출구가 절실했다. 위기 상황 속에서 마이클 델 회장이 선택한 카드가 기업용 IT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인 셈이다.

마이클 델 회장은 5년여 전 "더이상 PC만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20여개가 넘는 IT솔루션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 델의 대규모 콘퍼런스 행사인 '델 월드 2012'에서 마이클 델 회장은 "지난 5년에 걸쳐 114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진행해 고객의 IT환경을 혁신하는 토탈 솔루션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델은 지난 2008년 아이스카시(iSCSI) 스토리지 업체인 이퀄로직을 14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스토리지 업체인 오카리나 네트웍스와 컴펠런트를 인수하면서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포스텐(Force10)까지 인수하면서 PC부터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이르는 전 IT인프라 솔루션을 확보한 델은 IT서비스 업체인 페롯시스템즈를 39억 달러에 인수하며 서비스와 솔루션 사업 부분도 강화했다.

특히 델은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스캘런트와 부미 인수 이후 지난 해 소닉월, 메이크테크놀로지, 크레러리티솔루션, 와이즈테크놀로지, 엡어슈어 등의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했다. 여기에 데이터베이스(DB) 관련 대형 소프트웨어 업체인 퀘스트소프트웨어까지 영입하면서 소프트웨어 그룹을 출범시켰다.

델은 향후에도 기업용 IT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지속하기 위해 계속해서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계획. 마이클 델 회장 또한 "델은 이제 설립된지 28년 밖에 안된 신생 기업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가기 위해 인수합병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PC 기업에서 벗어나 종합 IT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델이 또 다시 성공신화를 써내려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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